[fn스트리트]

동네 수제맥주

문재인 대통령이 27, 28일 이틀간 청와대에서 기업인들과 호프미팅을 하면서 강서맥주.달서맥주 등 국산 수제맥주(크래프트 맥주)를 마셨다. 이처럼 동네 이름을 단 수제맥주가 요즘 인기몰이 중이다. 수제맥주는 소규모 브루어리마다 독특한 공법으로 제조한 것인 만큼 개성 있는 맛과 향을 자랑한다. 국내에서만 1000여가지 맛과 향이 판매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수제맥주는 정부가 지난 3월 동네슈퍼나 편의점에서 팔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이후 맥주마니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강서맥주는 수제맥주 브랜드인 '세븐브로이'와 유통업체 홈플러스가 협업해 지난해 10월 선보인 제품이다. 원래 혼술족(혼자 술을 즐기는 사람)을 위해 개발했는데 대박을 냈다. 지역맥주는 지역 소비자의 친근감을 높이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효과도 있다. 강서맥주가 인기를 끌자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달서맥주(세븐브로이)와 해운대맥주(코리아 크래프트 브류어리 개발)를 내놨다. 이들 맥주는 비싼 값에도 불구하고 이달 홈플러스 병맥주 판매 10위권 안에 들었다.

해외에서 수제맥주는 짧은 역사에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경우 1979년 지미 카터 정부가 자가양조를 허용하면서 1980년대 들어 각 지역에 소규모 맥주 양조장이 생겨났다. 1984년 출범한 보스턴비어컴퍼니는 '보스턴 라거'를 앞세워 30년 만에 매출 10억달러를 기록했다. 영국 브루독의 창업자 제임스 와트는 로스쿨을 중퇴하고 2007년 자기집 차고에서 양조를 시작했다. 그런 브루독이 지난해 매출 7100만파운드, 순익 700만파운드의 실적을 올렸고 기업가치는 10억파운드(1조4500억원)에 달했다.

미국의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236억달러(26조5000억원)로 전체 맥주시장의 13%를 차지한다.
반면 우리나라 수제맥주시장은 전체 맥주시장 5조원의 1% 정도로 추산되니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다. 국내 맥주시장이 외국산 맥주에 속절없이 안방을 내주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수제맥주의 분발이 기대된다. 기업들은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는 독특한 레시피를 개발해야 하며 정부는 주류세제 개편과 규제완화를 통해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

ljhoon@fnnews.com 이재훈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