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자증세 vs 野 서민감세 … 9월 국회 입법전쟁

정부 세제개편안 발표따라 관련 법안 13개 국회 제출..야당發 감세법안도 줄줄이
부동산 수요 억제대책 관련 추가 입법안도 충돌 예상

정부가 증세 기조의 세제개편안을 2일 발표하면서 이에 따른 부수 세법개정안들이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대거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어서 향후 증세 법안을 놓고 여야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정부 여당은 문재인정부 핵심 100대 국정과제의 실현과 경기회복과 내수 진작 등을 동반한 '소득주도 성장론'을 주도하기 위해선 제도적 차원의 세법 개정안 마련과 함께 이를 통해 178조원에 달하는 '실탄' 확보를 위해선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권은 여권의 '부자증세' 논의가 충분한 정책적 고심없이 즉흥적으로 전격 선회한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책'으로, 초고소득자와 초거대기업에 한정된 '핀셋 증세'라는 포장아래 '일방통행식'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서민감세'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9월 정기국회 증세 입법전쟁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관련 법안은 모두 13개로, 국세기본법.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법인세법.상속세 및 증여세법.부가가치세법.개별소비세법 등이다. 관련법안들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여권은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에 입각한 증세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도 협치 전선을 구축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당 주도의 독자적 법안 관철이 쉽지 않은 만큼 부장증세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적극 설명하는 여론전을 통해 야권을 직접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국회의 과반수를 점하지 못한 여소야대와 다당제 구도아래서 세법 개정안을 의결하려면 국민의당(40석)과 바른정당(20석)의 지원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권은 집권 초반 높은 지지율을 고리로 개혁 드라이브를 걸지 않으면 향후 5년간 국정운영을 해나갈 수 있는 추동력 확보가 쉽지않다는 판단이다. 여권은 증세법안들이 국회에 제출되는 대로 '최우선 민생법안'으로 규정하고 법안 통과에 사활을 걸 방침이다.

하지만 야권은 여권의 증세법안을 세금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국회 통과를 결사반대하고 있어 정면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특히 문재인정부의 부자증세가 정책적 기대효과보다는, 포퓰리즘에 의한 '즉석 정책'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서민 감세법안으로 맞불을 놓는다는 구상이다. 한국당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증세가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선 재정을 어디에 얼마나 쓸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어야 하며 증세보다는 재정지출의 효율화.비과세 감면 정비.지하경제 양성화 등 재정구조개혁과 세입기반 확충 노력 등을 통한 재정여력 확보를 추진한 후 그래도 부족하면 국민적 공론화를 통해 전반적인 세제 개편의 틀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집권초반부터 예산전쟁에서 밀릴 경우 국정주도권 잡기가 어렵다는 판단아래 9월 정기국회를 사실상 '대여 투쟁기간'으로 설정한 상태이다.

■與 '초반 기선제압' vs 野 '밀리면 안된다'

무엇보다 법인세.소득세율 인상 여부를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여권은 법인세의 경우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하고 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소득세 최고구간은 현재 과세표준 '5억원 초과에 40%'에서, '3억원 초과 5억원 미만에 40%'와 '5억원 초과에 42%'로 최고소득 구간을 분리 신설해 증세를 추진키로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법인세 인상 움직임과 관련, 기업 활동 위축 우려를 제기하면서 최저임금제 인상 등으로 영세 및 중소기업까지 경영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은 커녕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법인세가 인상되면 기업 세부담이 늘고 결국 모든 주주.근로자.협력 중소기업.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또 전 세계 상당수 국가들이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라며 그리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5개국 중 28개국이 법인세율 인하나 동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득세율 인상을 놓고서도 야권은 지난해말 국회에서 5억원초과 과표구간에 대해 세율을 2%포인트 인상해 올해부터 40% 최고세율이 적용.시행되고 있는데 불과 수개월만에 또 다시 세율을 인상하겠다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입장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민주당과 한국당 사이를 오가며 증세와 감세 논쟁 구도를 최대한 활용, 캐스팅보트 역할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된 초강력 부동산 투기 수요 억제대책과 관련한 법안들을 둘러싼 정면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이래저래 9월 정기국회는 여야간 뜨거운 '입법전쟁'이 필연적이라는 지적이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