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최대 순익' 손보사, 보험료 인하압박에 전전긍긍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7 17:00

수정 2017.08.07 21:55

작년 관련제도 개선효과로 車보험 손해율 개선된 덕분
메리츠화재 보험료 0.8% 인하.. 하반기 행락철.자연재해 등 손해율 하락 장담 못해
'최대 순익' 손보사, 보험료 인하압박에 전전긍긍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수익을 최근 발표한 손해보험사들이 되려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를 추가 인하하거나 실손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실적 발표 이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결정한 곳이 나오자 다른 손보사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올 상반기 이익이 크게 늘었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 개선에 힘입어서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은 외제차량 렌트비 현실화, 경미 손상 수리비 지급기준 신설 등 지난해의 제도개선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이뤄졌다.


업계 1위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798억원으로 8000억원에 육박한다. 이같은 삼성화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1.2%(2642억원) 증가한 것이다.

삼성화재의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은 76.3%로 전년동기 대비 3.6%포인트 내려갔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 대비 고객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하며 적정 손해율은 77∼78% 안팎으로 꼽힌다.

현대해상도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로 41.9% 증가한 2822억원으로 집계됐다. 역시 손해율 개선이 순이익 증가세를 이끌었다. 현대해상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4%로 전년 동기보다 3.5%포인트 하락했다. 동부화재도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698억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5.7% 늘어난 것이다. 동부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6%로 지난해 상반기에 견줘 4.6%포인트 떨어졌다.

이밖에 KB손해보험도 올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21.3% 증가한 2126억원이었으며 메리츠화재도 45.8% 증가한 2035억원을 기록했다. K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각각 77.8%와 76.1%로 전년동기 대비 3.6%포인트와 7.9%포인트 하락했다.

손해율 개선과 함께 자동차보험료 추가 인하를 발표하는 곳이 이날 나왔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9월 6일 책임개시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0.8% 인하한다고 밝혔다. 메리츠화재의 자동차보험료 인하는 올해 들어서만 3번째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자동차보험료를 올해 3월에 0.8%, 6월에 0.7%를 각각 내린 바 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이번 자동차보험료 추가인하는 지속적인 손해율 감소 추이에 따른 손익개선과 향후 손해율 개선 등을 감안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다수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올해 상반기는 좋았지만 하반기에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자동차보험료 추가인하나 실손보험료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한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아직 태풍 등의 자연재해도 오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 최대이익과 손해율을 논의하기는 시기상조다"면서 "하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도 "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가을 행락철, 겨울에 들어서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인다"면서 "상반기 손해율로 보험료 인하를 얘기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