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ICT산업, 반도체에 취해 있을 때 아니다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159억1000만달러로, 6월 수출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18%나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으며, 7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감률을 보였다. ICT 강국의 위상을 보여준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박수 칠 상황은 아니다. 수출 증가의 일등공신인 반도체가 전체 ICT 수출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반면 전통적으로 국내 ICT의 주력산업이던 휴대폰은 점차 그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휴대폰 수출액은 1년 만에 40% 이상 감소했다.

ICT 수출 구조가 지금과 같은 상태를 유지한 채 반도체 시황이 갑자기 나빠지면 국내 ICT 수출에 직격타가 될 수밖에 없다. 한쪽에만 너무 집중돼 있는 국내 ICT산업 구조 탓이다. 반도체 성과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다.

과거 주력산업이던 한국 휴대폰산업은 현재 위기다. 국내 휴대폰시장만 봐도 과거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팬택 등이 조화롭게 경쟁하던 시기는 이미 갔다. 국내에서는 경쟁이 실종되고 삼성전자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휴대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80%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마케팅 경쟁력에 따라 휴대폰시장의 경쟁력이 결정될 수밖에 없도록 시장을 내버려뒀던 탓이 크다.

우리가 손을 놓은 사이 다른 나라는 재빨리 움직이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상위에 있는 국내 제조사는 삼성전자 외에 찾아보기 힘들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휴대폰시장인 중국에서 몇 년 전만 해도 30% 점유율로 1위를 하던 삼성전자는 현재 6위로 떨어졌다. 2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에서도 중국 제조사의 위상이 확대되고 있다. 그야말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잘나가는 국내 반도체산업이 휴대폰산업의 전철을 밟지 말라는 법이 없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 전 세계 ICT산업은 4차 산업혁명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산업이 생겨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불필요한 규제에 막혀 수많은 아이디어가 실행되지 못하고 사장되고 있다. 정부는 국내의 크고 작은 ICT 업체들이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휘해 새로운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활로를 열어주는 데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국내 ICT산업의 구조가 특정 품목에 얽매이지 않고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정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