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박찬주 대장, 공관비품으로 전자마트 차리나?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7 17:49

수정 2017.08.07 17:49

군인권센터 "박찬주 공관비품 이사할 때마다 챙겨가"
전임자가 가져간 비품 장병복지 예산으로 충당하기도...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 "양심있는 간부는 나쁜놈으로 찍혀"
군인권센터 관계자가 7일 검찰에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부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군인권센터 관계자가 7일 검찰에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 부부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찬주 제2작전사령관(육군 대장) 관사에 비치됐던 냉장고 9대가 모두 전 부임지 공관에서 가져온 군 비품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7일 박 사령관 관련 '긴급 6차 보도자료'를 통해 "(박 사령관) 냉장고 9대를 모으게 된 경위가 보직 이동 시마다 공관에 있던 부대 비품을 절도한 것으로 의심 된다"고 밝혔다.

군인권센터 "박찬주 공관비품 이사할 때마다 챙겨가"
이날 군인권센터는 "박 사령관이 군단장으로 재직했던 7기동군단 간부들로 부터 "박 사령관이 7군단장으로 근무한 뒤 2014년 10월 육군참모차장으로 이임하였을 때 공관 내 냉장고, TV 등 비품 일체를 모두 가지고 이사를 갔다"는 제보를 받았다"면서 "공관 비품은 국민의 혈세로 구매하는 것으로, 부대 자산 목록에 등재되는 부대 재산임. 부대 재산을 개인 소유물로 취급하여 무단으로 가져가는 것은 군형법 제75조가 정하고 있는 군용물 절도죄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박 사령관의 공관비품 무단 절도가 후임자의 비위행위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당시 후임자였던 장재환 중장(현 육군 교육사령관·육사 39기)은 선배인 박 사령관이 공관의 비품을 모두 들고 가버리자, 장병 복리 증진을 위해 마련 된 부대복지기금을 전용해 지휘관 관사 비품 구매 목적으로 사용했다.

앞서 박 사령관은 당해 관사 비품을 구매하기 위해 마련 된 자산취득비 등의 예산마저 이미 모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파행적 관사운용은 육군만의 문제가 아니라 군내에 일상적인 관행으로 이어졌다는게 군인권센터의 설명이다.

군인권센터는 "장군이 보직을 옮길 때마다 공관 비품을 다음 부임지, 혹은 전역 후의 자택으로 가져가 후임자가 이를 재구매하는 혈세 낭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2014년 4월 최차규 전 공군참모총장이 작전사령관에서 참모총장으로 이임할 당시 공관의 가구를 가지고 간 사실이 2015년에 밝혀진 바 있다"고 전했다.

최 전 총장은 총장 재임 시에도 대방동 총장 공관에 자동 오븐레인지(1100만원), 침대(400만원), 온장고(324만원), 중화요리 전용레인지(270만원), 계룡대 공관에 돌침대(375만원), 식탁(220만원) 등 총 4,020만원 어치의 비품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 "양심있는 간부는 나쁜놈으로 찍혀"
이러한 불법적인 관행이 군내에 이어져 오는 것은 기수간 서열문화가 강한 우리 군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한 예비역 장교는 "후임자가 공관 비품을 가져간 전임자가 선배인 경우 이를 돌려 달라 요구하기 어렵다"면서 "지휘관 교체 때마다 공관의 비품을 새로 구매하는 예산 낭비의 악순환은 군 내부 조사 때에만 한시적으로 사라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2006년 계룡대근무지원단에서 비품구매 발주를 담당하는 근무지원과장(해군 소령)으로 근무할 때 2년 주기로 비슷한 비품이 구매되는 것이 수상해 이를 조사했다"면서 "당시 외부로 알려질 경우 군에 대한, 특히 장성에 대한 이미지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은폐됐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군 내부에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면 내부고발자로 찍혀서 더 이상 군 생활을 못하게 된다.
더 무섭고 두려운 것은 문제 제기한 내부 공익신고자를 아주 파렴치하고 나쁜 놈으로 만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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