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삼성의 깊어지는 고민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8 15:43

수정 2017.08.08 16:53

관련종목▶

애플 수익성에 밀리고 중국산 가성비에 쫓기고
삼성전자가 올 2·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지켰다. 갤럭시S8의 꾸준한 인기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시장 2위 애플의 순이익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부 영업이익의 두배를 훌쩍 넘는다. 삼성전자가 많이 팔기는 하지만 남는 것이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추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 등 성장하는 시장에서는 중국업체들이 턱밑까지 따라와 있다.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서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장기적 안목의 기업 인수합병(M&A)이나 시장별 특화전략 등 글로벌전략 재편이 절실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위 삼성의 깊어지는 고민
<분기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에 따른 시장점유율 추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IDC)
구분 2016년 1분기 2분기 3분기 4분기 2017년 1분기 2분기
삼성 23.6 22.8 20.1 17.7 22.7 23.3
애플 15.3 11.9 12.1 17.8 14.4 12.0
화웨이 8.5 9.4 9 10.2 9.8 11.3
오포 4.6 5.3 5.8 6.7 7.8 8.1
비보(샤오미) 4.4 4.3 4.9 5.8 6.3 6.2
기타 43.6 46.3 48.2 41.7 39.1 39.0
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 23.3%로 전분기 대비 0.6%포인트,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점유율이 상승했다. 올초 출시한 갤럭시S8의 꾸준한 인기와 중저가폰의 판매량 증가 덕이다.

시장 2위 애플은 12.0% 점유율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점유율이 늘었다.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꾸준히 3~5위를 유지했는데, 특히 3위 화웨이는 지난 2·4분기 시장점유율이 11.3%로 전분기 대비 1.5%포인트 상승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1.9%포인트 올랐다.

3~5위 중국 제조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총 25.6%로 1위 삼성전자보다 2.3%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5위 중국 제조사들의 시장점유율은 전분기(23.9%) 대비 1.7%포인트, 전년 동기(19.0%) 대비 6.6%포인트나 증가해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증명했다.

■애플 순익이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의 2배
스마트폰 시장을 처음 연 애플은 최근 2~3년간 신제품에 혁신이 부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시장점유율도 10% 안팎이어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큰 위협이 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애플과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담당 IM부문을 바로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고민이 드러난다. 삼성전자 IM부문은 지난 2·4분기에 매출 30조100억원, 영업이익 4조600억원을 기록했다. 애플은 매출 454억1000만달러(약 51조원), 순이익은 87억2000만달러(약 9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애플은 지난 2·4분기에 아이폰 4103만대를 판매했다. 삼성은 2배인 9300만대를 팔았다. 그럼에도 매출과 이익은 애플이 월등하다.

많이 팔아도 남는게 없는 삼성전자와 적게 팔고 알차게 남기는 애플의 전략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셈이다.

특히 애플은 앱스토어와 애플페이, 애플뮤직 등 서비스 관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72억7000만달러(약 8조1700억원)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이폰(55%) 다음인 16%를 기록했다. 서비스 관련 매출만 떼어내도 포천 100대 기업 규모다.

업계 한 전문가는 "애플이 성공적으로 서비스 부문을 키워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 디바이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데 성공했다"며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로 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삼성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中제조사, 가성비에 기술력까지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도 삼성에는 위협이다. 특히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 3위인 화웨이는 중국 시장에서의 뚜렷한 주도권을 기반으로 P10, 메이트9, 아너 시리즈 등 중가 및 고가 라인 모델들이 골고루 성과를 보이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 정부가 유무선통신망을 적극 구축하면서 장비산업과 휴대폰 산업을 적극 육성, 기술력을 확보해 현재의 삼성을 키워낸 것처럼, 현재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해 자국의 장비 및 휴대폰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미 세계 최대인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 수준으로 6위로 떨어졌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5% 안팎으로 최근 2~3년간 크게 변화가 없다. 그러나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은 2015년 총 14%에서 2016년 46%로 증가했고, 지난 1·4분기에는 51%로 절반을 넘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중국 제조사들은 현재 가성비를 무기로 중국, 인도 등 전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을 차례로 공략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술력까지 높아지고 있어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제조사들을 상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 질 것"이라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