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전자, 사물인터넷 가전에 타이젠 접목.. 구글 입지 좁아진 유럽시장 공략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8 17:40

수정 2017.08.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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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독자 OS ‘타이젠’ 고집 이유는
가전을 통한 OS 공급 전략.. 로열티 없고 판도 변화 가능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 유니온 스퀘어 호텔에서 개최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7'에서 이효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이 개발자들 앞에서 타이젠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힐튼 유니온 스퀘어 호텔에서 개최된 '타이젠 개발자 컨퍼런스 2017'에서 이효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이 개발자들 앞에서 타이젠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IoT 시대를 맞아 스마트TV,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같은 삼성의 모든 가전제품에 타이젠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생태계를 확장하겠다."(이효건 삼성전자 부사장)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0.1%인 타이젠을 끝까지 고집하는 이유는 사물인터넷(IoT)이라는 새로운 시대에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안드로이드)과 애플(iOS)에 대항하는 독자 OS인 타이젠을 모든 삼성 가전에 적용키로 했다. 스마트폰 OS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애플의 투톱 체제에 맞서 삼성전자는 '가전을 통한 OS 공급'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유럽을 방문해 각국 정상을 만나 유럽연합(EU) 통합OS를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우회(가전을 통한 OS 공급)로를 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보고 사업 초기에 정상들을 만나 '터 닦기'를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주요 생활가전 제품뿐만 아니라 조명.온도계.체중계 등 소형 제품에도 모두 타이젠 OS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효건 삼성전자 부사장은 "타이젠으로 집안의 모든 기기를 연결, 통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독자OS를 유지하는 것이 전체 사업의 시너지와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타이젠이 없다면 가전을 만들 때마다 구글 등 다른 OS업체에 상당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며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독자OS를 운용하는 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의 반구글 정서도 타이젠이 뿌리 내릴 수 있는 토양이 됐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젠이 시장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유럽의 반구글 정서와 가전을 통한 OS 공급이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유럽에선 '구글세(Google tax)'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반구글 정서가 만연하다. 사실상 독점업체인 구글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기를 바라는 수요도 상당한 편이다.


최근 EU는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면서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사상 최대인 24억2000만유로(약 3조17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015년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를 막기 위해 자국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다른 나라로 가져갈 경우 이전액의 25%에 달하는 세금을 물리는 구글세를 법제화했다.
이로 인해 구글은 영국에 1억3000만파운드(약 1900억원)의 세금을 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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