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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활황인데… 북미펀드 자금 썰물, 왜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8 18:15

수정 2017.08.08 18:15

평균 10% 수익률에도 4개월 연속 자금유출
상대적으로 성과 더 좋은 亞 신흥국펀드로 돈 몰려
미 증시 활황인데… 북미펀드 자금 썰물, 왜

미국 증시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북미 펀드에서 돈을 빼내고 있다.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과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모습으로 꾸준히 상승해왔다. 북미 펀드는 거꾸로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4개월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북미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은 아시아 신흥국 펀드로의 자금 이동과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매도가 자금 유출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8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북미 펀드에서는 총 849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그러나 올들어 북미 펀드의 수익률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4일 기준 평균 10.7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별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S&P500레버리지상장지수(주혼-파생)(합성 H)'와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미국대표주식자 1[주식]_Cf'의 올해 수익률이 각각 19.41%, 11.52%로 두드러졌다. 미국 증시도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 4일 기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올해 각각 11.79%, 10.63% 올랐다.

업계에서는 북미 펀드 자금 유출의 첫 번째 이유로 아시아 신흥국 펀드의 높은 성과를 꼽았다. 아시아 신흥국 펀드의 성과가 뛰어나다보니, 투자자들이 북미 펀드에서 돈을 빼내 자금을 이동시켰다는 분석이다. 실제 아시아 신흥국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지난 4일 기준 26.46%를 기록했다.

또한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과 FOMC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모습으로 인해 미국 증시가 2.4분기에 주춤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도 북미 펀드 자금 유출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한동훈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본부 팀장은 "미국 증시를 주도하는 정보기술(IT)주 성과가 워낙 좋다보니까 가격에 대한 부담감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주가가 쉬지 않고 쭉 올랐으니 투자자들이 이쯤에서 팔고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북미 펀드 투자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 팀장은 "미국의 기업 실적이나 경제지표는 상당히 견고한 듯하지만, 금리 인상이나 자산 매입 축소 같은 부분은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북미 펀드는 자산분산 차원에서 투자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 매니저는 "전반적으로 미국 기업의 가격 수준이 높기 때문에 이익 전망이 좋은 기업에 대해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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