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미국 연방정부 보고서 "기후변화는 인간 책임" 트럼프 주장에 정면 반박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09 17:30

수정 2017.08.09 17:30

미국 연방정부 소속 과학자들이 기후변화가 사실이며 인간의 책임이 확실하다는 공식 보고서를 제작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동안 기후변화를 "사기"라고 주장하며 화석연료 산업을 옹호한 트럼프 정부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AP통신은 8일(이하 현지시간) 백악관 산하 기관인 미 세계기후변화연구프로그램(USGCRP)이 주관하는 정기 기후변화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1990년부터 미 의회의 위임을 받아 제작되고 있으며 4년마다 공개된다. 이번에 유출된 초안은 내년에 공개될 예정이며 2014년 자료를 토대로 13개 미 연방기관에서 함께 제작했다.

보고서 저자들은 초안에서 "기후변화의 증거는 대기 최상층에서부터 대양의 바닥까지 넘쳐난다"며 인간의 책임이 "확실하다"고 썼다.
이어 "이러한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자연적 순환은 이제껏 기록된 관찰 기록에서 발견되지 않았으며 어떠한 대안적 설명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초안에는 화석연료의 사용이 극적으로 감축되지 않는다면 지구 온도가 급격히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연구결과 만약 인간이 온실가스 배출을 지금 당장 멈추지 않으면 지구의 온도는 앞으로 0.3도 올라갈 전망이며 미국의 온도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더라도 향후 수십 년간 최소 1.4도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기온 관측 결과 지난 16년 가운데 15번이나 연간 최고 기록이 깨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트럼프 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반대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부터 기후변화가 사기이며 중국의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해 왔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 업계 부흥을 약속한 그는 올해 6월에 지난 2015년 서명한 파리 기후협약 탈퇴를 선언했으며 이달 4일 유엔에 탈퇴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


사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초안에 대해 "기후 및 환경정책에 직접 연관된 연방기관이나 백악관의 인증을 거치지 않았다"며 "공식 보고서 공개일정까지 논평을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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