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슈&사람]여성 최초 황해경제자유구역청 이화순 청장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3 10:00

수정 2017.08.13 10:00

[이슈&사람]여성 최초 황해경제자유구역청 이화순 청장

【평택=장충식 기자】"지방행정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현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가치의 실현입니다"
지난 3월 여성으로는 최초로 제4대 황해경제자유구역청장으로 취임한 이화순 청장(사진)은 올해 29년차 경력의 베테랑 기술직 여성 공무원이다.

지난 1988년 4월 기술고시를 통해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를 오가며 다양한 직책을 맡았다.

경기도에서 여성 최초의 건설본부장, 도시주택실장과 경기도의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면서 지방행정을 현실에서 체득했고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과 건축정책관을 맡아 중앙행정 능력도 인정받았다.

황해청장인 지금의 관리관(1급)에 오르기까지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던 그는 지방행정을 현장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는 데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 청장이 "지방행정에 가치를 두겠다"며 공직 시작부터 지금까지 끊임 없이 고민해 온 물음에 대한 자신만의 답이기도 하다.

이 청장은 "당시 내무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을 때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며 "수습사무관 교육을 거쳐 중앙행정과 지방행정 중 어떤 일을 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고민 끝에 그는 중앙보다는 지방행정의 가치를 선택했다. 이 청장이 믿는 지방행정의 가치는 사람 사는 모습을 직접 보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행정이다.

따라서 이 청장은 어떤 자리에서든 민원인 등이 찾아오는 것을 꺼리지 않고 만나 이야기 듣는 것을 즐긴다. 특히 29년의 공무원 생활을 통해 얻은 빠른 적응력으로 어느 직책을 맡아도 2개월 내에 업무파악을 마무리하는 장점을 갖췄다.

이 청장은 "사람들이 부서 이동 등 변화를 낯설게 느끼는 것과 달리 거부감이 없다"며 "상황에 대한 빠른 적응력은 지난 일상들이 그렇게 만들어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청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약 5개월간 황해경제자유구역청 내 20개 이상 기업을 직접 방문해 투자 문제점을 해결했다.

또 오는 2019년 준공되는 평택BIX(포승지구) 입주 기업들의 인력 확보를 위해 안성과 화성의 폴리텍대학과 협약을 맺고 맞춤형 인력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까지 마련했다.

이 청장은 "산업단지에 기업들 투자를 이끌기 위해서는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했다"며 "현장에서 만난 기업인들은 인력수급 문제와 근로자 재교육 문제, 기숙사, 출퇴근 환경 등의 문제를 쏟아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청장은 폴리텍대학과 협력을 통한 인력문제 해결, 출퇴근 통근버스 도입 등 새로운 구상을 통해 기업들에 맞춤형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황해청은 수도권 물동량을 최적의 물류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요충지인 평택BIX가 조성 중이며 자동차부품, 전자, 화학의 산업용지와 물류용지가 2019년 3월 준공 예정이다.

또 중국 거대 자본이 직접 투자하는 현덕지구는 231만여㎡(70만평) 규모에 유통과 관광, 휴양 등 서비스 산업이 중심이 된 외국인 전용 단지로, 사업시행자간 협약이 완료되고 9월 토지보상 등 개발이 시작된다.

이 청장은 "현장은 매순간 변화하는데 이를 빨리 알아차리지 못하면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며 "임기 동안 현장 행정을 강화해 황해청 주력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9년간 일을 쉬었던 기간이라고는 두 아이를 출산하면서 얻은 3개월 반의 육아휴직과 10개월의 공무원 교육연수 과정을 빼고는 없다는 이 청장은 "지나온 시간 중에 육아가 가장 어려웠다"고 대한민국 여성공무원으로서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오랜 경험을 가진 이 청장의 마지막 부임지가 될 황해청의 변화에 기대를 갖고, 그녀의 또 다른 도전에 응원을 보내본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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