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SK증권, 케이프로 608억에 매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1 18:05

수정 2017.08.11 18:05

케이프, SK證 유증 추진.. 인수대금 2000억 확보 나서
자금조달시 PEF활용도 검토
SK증권이 약 608억원에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팔렸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와 SK에 따르면 SK는 지주회사 행위제한 위반 해소를 위해 계열회사인 SK증권의 주식 3200만1720주(지분율 10.04%) 전량을 우선협상대상자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에 608억2227만원에 처분했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신청을 할 계획이다. 연내 최종 인수가 목표다. SK증권의 유상증자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증자로 SK증권 지분을 30%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인수대금과 유상증자대금을 합치면 2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외 금융회사에서 인수금융을 조달하고, 사모펀드(PEF) 조성도 검토하고 있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의 SK증권 인수로 케이프투자증권과 SK증권을 합친 자기자본은 6000억원을 웃돌게 된다. 초대형IB 출범을 앞둔 증권사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기자본 확충 등 규모를 키우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프투자증권도 일정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번 매각은 SK그룹이 자금이 필요해서 SK증권을 매물로 내놓은 것이 아니다. 이에 따라 가격 외 요소가 매각을 결정짓는 변수가 됐다. SK그룹이 내세우고 있는 고용보장과 'SK' 브랜드 사용, 유상증자 등이 매각의 핵심 포인트다. 케이프인베스트먼트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고, 노조 측의 반발이 덜해 인수 후 통합(PMI)작업이 원만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앞서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인수 후 5년 간 고용을 보장한다'는 확약서를 매각 주관사에 제출한 바 있다.

큐캐피탈의 경우 SK증권 노조가 크게 반발하면서 매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정량평가보다는 정성평가를 한 것으로 안다"며 "매각가격보다는 가격 외 요소가 이번 매각에 크게 작용했다"고 전했다.


앞서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케이프투자증권(옛 LIG투자증권) 인수 당시 사모펀드(PEF) 등을 통해 LIG투자증권을 1300억원가량에 인수했다. 당시 가격적 요소를 내세워 유력 잠재 인수후보로 손 꼽혀 온 JB금융지주와 깜짝 다크호스로 떠오른 희성그룹을 제쳤다.
케이프인베스트는 선박엔진부품 제조업체 코스닥 상장기업 케이프의 자회사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