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이란, 미국의 계속되는 경제제재에 핵 합의 파기 가능성 시사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6 16:44

수정 2017.08.16 16:44

이란 정가에서 온건파로 통하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국의 제재가 계속된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 임기 당시 서방과 극적으로 핵개발 동결 합의를 이끌어냈던 그는 미국이 적대적인 조치를 고집한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2015년 미국과 핵 합의를 언급하고 파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란은 협상이 시작되기 이전보다 더욱 진보한 핵개발 단계로 되돌아 갈 수 있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의 핵개발 능력을 동결하는 대신 경제제재 해제를 약속한 2015년 합의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좋은 파트너도, 믿을만한 협상가도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어 "핵 합의는 전쟁과 일방적인 군축론에 맞선 평화와 외교의 승리"라며 "이란 역시 이를 존중하고 싶지만 이것이 이란 정부의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고 경고했다.


올해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 정부에서 성사시킨 핵합의를 비난하며 취임 직후인 지난 2월부터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에 착수했다. 미 정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경제제재를 감행하는 한편 이달에도 북한 및 러시아와 함께 이란에 대한 추가제재를 발효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이날 로하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이란은 어떤 상황에서도 핵무기를 가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이란이 탄도미사일 실험과 테러리즘 지원, 인권탄압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기는 것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은 이달 미사일 개발과 관련해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특수부대에 6000억원의 예산을 추가 배정해 미국을 자극하기도 했다.


유엔 대변인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핵 합의가 "평화와 안보를 위한 모두의 노력에서 최고의 외교적 성취가 될 것이며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를 지켜야 한다"며 양자의 화해를 촉구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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