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게임업계, 실속있는 성장 하려면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7 17:19

수정 2017.08.17 17:19

[기자수첩] 게임업계, 실속있는 성장 하려면

주요 게임업체들의 2·4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됐다.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업체들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모바일게임으로 전환된 국내 게임시장에서도 여전히 강자임을 증명했다.

그런데 유독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눈에 띄게 줄어든 영업이익률이다. 온라인게임 시절 주요 게임사들의 영업이익률은 30~40%에 달했다. 해외에 판권을 주고 수익을 배분받던 스마일게이트 같은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70%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바일로 시장이 전환되면서 영업이익률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지난 2·4분기 5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넷마블게임즈의 영업이익은 1051억원이다. 25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린 엔씨소프트도 영업이익이 376억원에 불과했다. 온라인게임이 건재한 넥슨은 4778억원 매출에 16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모바일게임 시대 게임사들의 수익성 악화는 필연적이다. 온라인게임 시절에는 없던 플랫폼 수수료 때문이다. 매출의 30%는 무조건 구글이나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떼줘야 한다. 게다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작 게임을 하나 출시할 때마다 투입되는 마케팅 비용도 수백억원에 달한다. 게임사들의 고민도 깊어진 듯하다. 4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던 봄날은 이미 끝났다. 이제 수익성 확보는 게임사들의 지상과제가 됐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해법은 어디 있을까. 답은 지식재산권(IP)에 있어 보인다. 게임사가 가지고 있는 IP의 확장은 수익성 개선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중국에서는 이미 성공한 게임을 활용한 드라마·영화 제작 등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게임사는 IP만 제공하고 콘텐츠 제작은 영상 제작사가 맡는 방식이다.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도 중국에서 '미르의 전설2'를 활용한 드라마와 영화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게임과 웹툰, 캐릭터 사업 간의 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성공한 게임이 웹툰이나 캐릭터, 영화, 드라마 등으로 확대된다면 게임이 가지는 문화적 가치도 확대될 수 있다.

최근 국내 게임기업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게임제작툴(게임엔진) '유니티'를 활용해 제작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이 등장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개발 인력을 확보하고 있는 우리도 유니티를 활용해 영화나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직접 제작할 수 있지 않을까. 게임사가 게임 IP를 활용해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를 제작하는 기분 좋은 꿈이 현실이 되길 기대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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