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찡찡이랑 TV뉴스 봐요" 文대통령의 소소한 이야기

김은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18 13:42

수정 2017.08.18 13:43

靑, 취임 100일 맞아 文대통령의 '소소한 인터뷰' 공개
/사진=청와대 뉴스룸
/사진=청와대 뉴스룸

"대통령은 퇴근 시간이 사실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퇴근 후에도 자유롭지 못한데 그래도 시간이 나면 관저 주변을 마루, 토리, 찡찡이와 함께 산책을 한다든지, 특히 찡찡이는 함께 TV뉴스를 보는 걸 좋아합니다. 그런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죠."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취임 100일을 맞아 청와대에서의 일상 등 소소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청와대가 자체 플랫폼인 청와대 뉴스룸을 통해 공개한 '소소한 인터뷰'를 통해서다.

문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취임 100일을 맞은 소회와 함께 퇴근 후 일상과 청와대 밥상, 패션, 별명 '이니'에 대한 생각 등을 털어놨다.

우선 지난 100일 중 좋았던 순간에 대해선 "아주 많다. 좋은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행복하고 기쁘다"면서도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 6월 보훈의 달 행사, 미국·독일 교민과의 만남 등을 꼽았다.


특히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어 기뻤다는 문 대통령은 "돌아가신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린 여성분이 어깨에 머리를 묻고 펑펑 울었다"며 "이분의 서러움이 다 녹아 없어질 수 있다면, 그리고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고했다.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한 보훈의 달 행사에 대해선 "아흔이 넘은 노병과 그 가족들이 다 왔는데 문 밖에서 한 분 한 분 일일이 영접하면서 안부를 묻고 사진도 찍으니까 정말 좋아하시더라"면서 "덩달아 정말 기뻤다"고 심경을 전했다.

해외순방에서 현지 교민으로부터 환영을 받은 것도 인상적이었다고 문 대통령은 밝혔다. 특히 "외국인도 곳곳에서 환영해줬는데 아마 외국인들의 환영은 제 개인에 대한 환영이라기보다 '촛불혁명', '대통령 탄핵'이라는 헌법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정권교체를 해냈다는 사실에 대한, 우리나라에 대한 존경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하루 얼마나 자느냐'는 질문엔 "충분히 잔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원래 정권 초기에는 새로 시작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힘들기 마련인데 우리는 특히 인수위 과정이 없었잖냐. 청와대 전체 직원이 고생하는 것에 대해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공을 전 직원에게 돌렸다.

퇴근 후 일상에 대해선 "퇴근 후에도 각종 보고서를 봐야 한다. 심지어 다음날 일정에 대한 자료를 퇴근 후 관저에서 받아보기도 한다"면서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마루와 토리, 찡찡이와 함께하는 일상은 행복하다고 전했다.

/사진=청와대 뉴스룸
/사진=청와대 뉴스룸

/사진=청와대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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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청와대 음식으로는 된장찌개와 김치찌개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된장찌개, 김치찌개 같은 단출한 음식을 좋아한다"면서 "청와대고 대통령이라고 좋은 음식을 줘서 살이 찔까 걱정"이라는 '다이어트'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또 '머리 스타일이 달라진 것 같다'는 질문에는 "밖에 있을 때는 이발할 시간이 잘 없어 한 달 반, 두 달 만에 이발하다 보니 한 번에 많이 깎아서 최대한 오래 버텼는데 대통령이 되니까 2주에 한 번씩 전속 이발사가 이발해준다"며 "그러다 보니 거의 일정하게 헤어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과거 통바지, 넥타이 색 등 패션에 신경써달라는 원성이 있었다던데'라고 묻자 "설마 원성까지 있었으려고요"라고 되묻는 여유로운 모습도 보였다.

'이니'라는 별명에는 만족감을 표했다. "'이니' 별명이 좋다"고 밝힌 문 대통령은 "그 전에는 성이 문씨라서 '달님'이라고 많이 불렀는데, 사랑을 담은 애칭이지만 약간 쑥스러웠다"면서 "'이니'라고 하니까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다"고 했다. 김정숙 여사의 별명인 '쑤기'에 대해서도 "저도 옛날에 그렇게 부르기도 했으니 좋다"고 했다.

다만 이낙연 국무총리를 칭하는 '여니'에 대해선 "이낙연 총리님은 저보다 연세가 조금 더 많은데 괜찮으신지 모르겠다"며 웃어보였다.

10년여 만에 돌아온 청와대의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대통령이 근무하는 장소가 달라졌다"고 했다. 전임 대통령이 본관에서 업무를 봤던 것과 달리 문 대통령은 현재 비서동인 여민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소통에 대한 남다른 철학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정치가 국민과 너무 동떨어졌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았고 정치가 무슨 일을 하는지,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를 국민께 제대로 보여드리지도 못했다.
한마디로 소통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청와대와 제가 국민과 소통하는 것을 솔선수범하려고 한다"며 "온라인·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적으로 소통해 청와대가 어떤 결정을 했고, 그 결정을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내렸고, 또 그렇게 결정한 이유가 무엇인지 국민이 다 아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소소한 인터뷰'는 청와대 홈페이지(http://www.president.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hkim@fnnews.com 김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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