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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 Money] 집도, 김홍도의 그림도… 공매로 재미 보는 사람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0 17:27

수정 2017.08.20 22:09

온비드 누적공매 62조원… 5년 새 140% 성장
500만원짜리 부동산부터 중고 복사기까지 거래물품 다양
젊은층 쌈짓돈 투자처로 부상
[Money & Money] 집도, 김홍도의 그림도… 공매로 재미 보는 사람들
감정가 1억6500만원이 나온 7.09캐럿짜리 다이아몬드반지를 1억2000만원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시중에서 구매할 때보다 무려 4500만원이나 저렴한 가격으로 다이아몬드를 살 수 있는 셈이다. 이곳에서는 명품시계, 명품가방은 물론 단원 김홍도나 천경자 화백의 그림, 헬리콥터까지 일반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도 없고, 접하더라도 고액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는 특이한 물건들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물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집이나 건물 같은 부동산도 시중 매매가보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50% 가까이 싸게 매매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부동산 거래라 하면 보통은 '기본적으로 1억원 이상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막연한 거리감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는 전국 각지에 있는 다양한 가격대의 부동산 물건이 가득하다. 특히 500만원 이하의 소액 부동산 물건의 비중도 적지 않아 젊은층도 쌈짓돈 투자처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곳'은 바로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 사이트 온비드(www.onbid.co.kr)와 관세청 공매 사이트 유니패스(unipass.customs.go.kr)다. 공매는 큰 의미로 공공기관이 주체가 되어 실시하는 경매를 말한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공매를 실시하는데 이들 사이트에서 진행된다.

우선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나오는 공매물품은 국세체납 등의 처분절차로 압류재산을 환가처분하기 위해 나온 물품들이 대부분이다. 관세청을 통한 공매물품은 통관 과정에서 주인이 물건을 찾아가지 않거나 면세한도를 넘겨 세관에서 보관 중인 물품 가운데 한 달 넘게 찾아가지 않은 물품을 국가에서 직접 판매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상생활용품에서 고가의 명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동산 등 다양한 물품이 시중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최근 일반인들도 공매를 통한 부동산.물품 구매에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온비드'를 통한 누적 공매 규모는 올해 들어 7월 말까지 총 62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2013년 25조7000억원에서 5년 새 142% 성장했다. 누적 낙찰 건수도 지난달 말 기준으로 32만4000건을 넘어섰다. 지난해는 연간으로 30만5000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7개월 동안에만 지난해 기록을 넘어선 셈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21일부터 23일까지 온비드에서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아파트 등 1848억원 규모의 압류재산 1484건을 공매한다고 20일 밝혔다. 공매물건은 공공기관이 체납세액을 징수하기 위해 캠코에 공매를 의뢰한 물건이다.

온비드와 같은 온라인 거래 사이트가 생기면서 공매거래는 더욱 활성화됐다. 일반인들도 쉽게 공매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서 부동산 위주의 공매시장을 다양한 물건들이 거래되는 만물상으로 바꿔놓은 것이다.

지난 2006년 공공기관의 자산매각정보 처리장치로 온비드가 처음 지정됐다.
이후 부동산 외에 기관장이 타던 차량에서부터 복사기, 급식에 사용되던 밥솥, 냉장고까지 다양한 물품이 다시 시장에서 순환되기 시작했다.

2006년 이후 거래된 물품들의 가치를 추산하면 2조2243억원 규모의 동산 물품들이 새 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온비드 본연의 기능인 공공자산의 처분기능을 뛰어 넘어 자원을 순환시키는 기능까지 하게 된 것이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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