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금리인상 의사봉 두드리기 전에… 쏟아지는 회사채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0 17:41

수정 2017.08.20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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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 없는 기관 뭉칫돈 몰려 같은 A급도 업종 따라 ‘희비’
AA급도 자금조달 나설듯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일단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고 있다. 또 자금을 더 확보하려는 AA급 기업들의 회사채 물량도 적지 않게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내년 1·4분기나 2·4분기 사이에 국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금리인상 전에 회사채를 찍어 자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 관련 소수 의견이 나오는 것만으로도 시장 금리는 뛴다. 채권 실무자들은 이 때문에 기업들이 발행을 서두르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 금통위 본회의는 이달을 포함, 10월 19일과 11월 30일 세 차례 남았다.

특히 그간 사모채 등에 의존했던 A급(싱글A) 신용등급을 가진 기업들이 줄줄이 공모시장 문을 두드렸다.

8~9월 공모시장은 A급이 어깨에 힘을 줘도 될 만큼 상반기 대비 AA급(더블A) 이상 등급 우량채 발행이 확연히 줄었다.

이달에는 AA~AAA급 발행이 한 곳도 없었다. 9월 수요예측 스케줄에 연합자산관리(AA0) 한 곳만 이름을 올린 상태다.

대부분 우량기업들은 이미 상반기 공모시장에서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해놨기 때문이다.

우량채가 희소하다보니 A급이 대접받을 만한 환경이 됐다는 평가다.

이에 금리 눈치보기를 하며 사모채 발행에 주력하던 기업들도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으로 사모채 발행에 의존했던 롯데건설(A0)도 오는 29일 약 2년5개월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수요예측을 담당하는 한 증권사 실무자는 "상반기에 이미 우량 등급을 가진 기업들이 공모채 시장에 많이 나와 자금을 조달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에서 기관들은 돈은 많은데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안정적인 A급들이 나오면 기관투자자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에선 자금을 좀 더 확보하려는 AA급 기업들의 회사채 물량도 시장에 적지 않게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A급 회사채 조달비용이 낮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국고채 대비 회사채 금리 차이를 말해주는 A급 회사채 크레디트 스프레드가 줄어 기업들은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A급이어도 업황이 좋지 않거나 재무상황이 나아지지 않은 기업들은 공모 시장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공모채 시장에서 모습을 감춘 SK해운은 사모채, 기업어음(CP) 발행을 늘리는 방법으로 회사채 차환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A급이어도 안정적인 기업들만 공모시장에 나왔을 때 투자자들의 수요를 끌어모을 것"이라며 "같은 A급 내에서도 수요 양극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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