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드라기, 잭슨홀서 ‘돈 풀기’ 종식 선언하나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1 19:25

수정 2017.08.21 19:25

3년전 양적완화 첫 언급.. 유로존 경제 제 궤도 올라.. 정책 전환 필요성 설명할 듯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가 예정대로 양적완화(QE) 종식을 시사할 것으로 예상됐다. 오는 24~26일(이하 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례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운을 띄울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꼭 3년만에 잭슨홀을 다시 찾는 드라기 총재가 3년전 QE 당위성 언급을 시작으로 '돈풀기'에 나선데 이어 이번에는 '돈 회수' 정책 전환을 예고할 것이란 전망이다.

20일 WSJ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겠지만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3년 전과는 정반대되는 정책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3년 전인 2014년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에 참석한 드라기 총재는 당시 오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강 흐름을 바꾸기 위해 "동원가능한 필요 정책수단을 모두 활용하겠다"면서 QE 출발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QE가 왜 필요한지 조목조목 설명했다면 이번에는 왜 QE를 끝내야 하는지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12월까지 예정된 ECB 채권매입이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의 낮은 인플레이션 등을 감안할 때 내년으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올들어 월 800억유로에서 600억유로로 줄어든 채권매입 규모를 내년에는 더 줄이고, 중반께는 이를 끝낼지도 모른다는 단서가 이같은 전망에 따라 붙는다.

드라기 총재로서도 언제까지 QE를 마냥 지속할 수만은 없다. 유로존 경제가 큰 흐름에서는 제 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노동시장이 크게 개선됐다. 여전히 주변부 국가들은 높은 구조적 실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하지만 유로존의 6월 실업률은 2009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9.1%로 떨어졌다.

QE 시작을 예고한 2014년 8월 11.5%를 기록했던 실업률이 이후 370만명이 새로 일자리를 찾으면서 9% 초반으로 뚝 떨어졌다. 명목 성장률도 높다. 2014년 6월까지 연율 기준 성장률이 전년비 1.1%였던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년이 흐른 지난 6월 2.2%로 뛰었다.

인플레이션 역시 '2% 근접'이라는 목표에는 크게 못미치지만 3년전보다는 확실히 나아졌다. 3년전인 2014년 7월 전년동월비 0.4% 오르는데 그쳤던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금은 1.3%로 뛴 상태다.

다만 QE 종식을 시사하더라도 경제여건이 아직 탄탄하지 않다는 점과 시장에 미칠 충격을 감안해 정책변화가 급격히 진행되지는 않을 것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ECB는 최근 공개한 지난달 19~20일 집행이사회 의사록에서 통화정책 중립 전환이 가져올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바 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ECB 집행위원들은 QE종식 가능성으로 유로가 강세를 보이는 점을 크게 우려했다.


한편 WSJ은 드라기 총재가 잭슨홀 연설에서 유로존 각국에 고용유연화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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