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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해외진출 주춤... 원인은?

장용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4 08:07

수정 2017.08.24 10:13

현지조사 부족, 지나친 한류의존 등 지적... 정부지원도 아쉬워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의 해외진출이 주춤거리는 것은 현지시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업계 내부에서 나왔다. 한류 등에 의존한 막연한 기대감이나 상징적인 효과만을 노린 투자 가 결국 실패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지난 해 일본 매장을 철수한데 이어 올해 4월 미국 매장 철수를 결정한 교촌치킨 관계자는 22일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부족했다”라고 실패원인을 분석했다. 생각보다 임대료나 인건비가 비싸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수익성이 예상에 못미쳤다”고 말한 이 관계자는 “미국 뉴욕 한복판인 맨하튼과 일본 도쿄의 롯본기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상징성에 비중을 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현지 파트너사를 선정할 때 신중하지 못해 실패를 자초한 경우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업적 역량이 부족하거나 재정이 불투명한 현지업체들이 브로커를 끼고 국내 업체들에 접근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중국 파트너사와 갈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나중에 살펴보니 우리도 모르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돼 있더라”면서 “변호사의 조언을 받기는 했지만 현지 거래관행을 잘 몰랐고 철저한 검토를 하지 않아 생긴 일”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심지어 업체들을 돌아다니면서 해외진출을 제안하는 브로커들도 있다”면서 “이런 경우 큰 손해를 입고 영업 노하우만 빼앗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디저트 카페 업체인 설빙의 경우 현지 업체가 상표권 등 중국 내 지적재산권을 선점하는 바람에 결국 중국 진출을 보류해야 했고 뒤이어 나돈 뜬금없는 매각설로 인해 곤욕을 치르기까지 했다.

한류에만 의존한 마케팅 전략 부재도 실패요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큰 돈을 들여 한류스타들을 모델로 영입하는 등 상당한 투자를 했지만 한류 외에는 현지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무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인도차이나 등 동남아 시장을 살펴봤다는 무역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 번화가에 있는 국내 업체 매장에 갔더니 한류스타 사진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그 옆에 자리잡은 일식 업체들과 너무 비교됐다”고 꼬집었다.

정부나 프랜차이즈협회 등 공공기관의 지원이 부족하거나 공허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 3월 프랜차이즈협회에서 ‘글로벌위원회’를 발족시켰지만 가시적인 활동이나 성과를 찾기 어렵다”면서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정책지원을 하겠다고 말하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가 일자리를 늘리고 중산층을 탄탄하게 유지하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다”면서 “그에 걸맞는 정책지원이 아쉽다”고 입을 모았다.

ohngbear@fnnews.com 장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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