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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부동산대책 후폭풍] ‘없어서 못사던’ 송파 재건축도 1억 넘게 떨어진 급매 등장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3 17:52

수정 2017.08.23 22:15

8.2대책 3주차 시장 급랭
강남권 호가 크게 빠졌지만 사겠다는 사람 아예 실종
7월 15억6천까지 올랐던 잠실주공5단지 76㎡ 14억대 초반으로 떨어져
잇따른 규제대책에 불안감.. 투기수요 일부 움직이는듯
23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재건축 단지 급매물을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23일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재건축 단지 급매물을 알리는 전단지가 붙어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8·2 부동산대책 후폭풍] ‘없어서 못사던’ 송파 재건축도 1억 넘게 떨어진 급매 등장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지 3주째로 접어든 가운데 서울 강남권에서도 대책 전보다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서울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호가가 낮아졌지만 강남지역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던 것을 감안할때 새로운 흐름이다. 특히 송파구 일대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빠지고 있어 강남권 전체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23일 서울 송파구 일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사업 속도와 관계없이 일부 재건축단지 중에서는 5000만~1억6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 호가 1억6000만원 내려

강남 주요 재건축단지인 '잠실주공5단지'는 정부의 6.19 대책 발표 이후에도 높은 집값 상승 기대감 덕분에 오히려 몸값이 올라간 단지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5억원 초반대에 거래되던 전용면적 76㎡는 지난달 최고 15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번 대책 발표 직후 14억4000만원까지 떨어지더니 이번 주에는 14억~14억2000만원대의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달보다 1억6000만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8.2대책 발표 이후 '눈치보기 장세'를 이어온 송파구 한양아파트와 미성맨션, 가락삼익맨숀 등의 재건축단지에서도 급매물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아직 재건축조합을 설립하지 않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지켜보겠다"는 집주인들이 많았지만, 정부가 내달 발표될 예정인 주거복지 로드맵에 추가 규제책을 포함시킨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불안감이 더 커졌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전언이다.

■없어 못팔던 가락삼익맨숀도 찾는 사람 싹 사라져

호가로 8억8000만원까지 올라갔던 한양1차 전용 105㎡는 이번 주에 8억3000만원대 매물이 나왔다. 지난달까지 8억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가락삼익맨숀 전용 84㎡도 최근 8억원까지 떨어진 매물이 등장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전용면적은 지난 4월 6억원 후반대~7억원 초반대를 시작으로 지난 6월에는 7억7500만원까지 거래돼 두달 새 8000만원 가까이 오를 정도로 관심이 높은 단지였다.

이 일대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가락삼익맨숀 전용 84㎡는 8억8000만원에 나와도 찾는 사람이 많아 매물이 없어 못팔던 귀한 물건이었는데 8억원 초반대 물건까지 나왔다. 정말 초급매물"이라고 했다.

7억원 후반대에 거래되던 미성맨션 전용 84㎡도 7억원 초.중반대 급매물이 1~2개 나왔다는 게 중개업소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강남 재건축시장에 '매도세'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잇따른 정부의 규제대책 발표에 불안감을 느낀 투기수요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어서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본부장은 "강남 재건축시장은 실수요자보다 투자수요 유입이 많은 곳"이라면서 "이번 8.2 대책으로 리스크가 커진 투자수요 일부가 빠져 급매물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강남 재건축시장은 항상 대기수요가 있다 보니 가격이 떨어지다 보면 가격경쟁력을 노린 또 다른 투자수요가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 변수가 워낙 많고 리스크가 크다 보니 당분간 이런 급매물이 한 차례 더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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