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이런 걸 다..]

공무원 임용 신체검사도 “사람 봐 가면서”

장애인·의상자·고령자·계약직도 의무인 신규 임용 신체검사
높으신 분들은 왜 프리패스일까?
감히 고위직에 요구하는 게 부담스럽나

자료사진 (파이낸셜뉴스DB)
지난 4월 8일 2017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 필기시험에 22만 8천여 명이 원서를 접수했고 17만2천 명이 넘게 응시했습니다. 이 외에도 지방직공무원과 특정직인 외무·경찰·소방·교육·군인·군무원 등에 도전하는 이들을 합하면 추산조차 어렵습니다. 청년실업 문제가 오래된 만큼 공무원 인기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기술직군 중 화공직 9급은 경쟁이 가장 치열했습니다. 7명 선발에 1,222명이 응시해 174.6:1을 기록했습니다. 모든 직군의 평균 경쟁률은 35.2:1이었습니다. 힘들게 필기시험에 합격했더라도 직렬에 따라 체력시험도 통과해야 합니다.

이후 ‘5분 스피치’를 포함한 까다로운 면접까지 합격해야 비로소 안심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용 전까지<공무원채용신체검사규정>에 따른 신체검사에 합격해야 합니다. 면접 통과자들은 신체검사를 당연한 절차로 여기고 이에 돈과 시간을 내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키, 체중, 안질환, 치아, 간, 소화기, 흉부X선 등 일반적인 19개 항목을 검사받습니다. 일부 보건소와 병원에서 보통 2만5천~4만원을 내고 합격 받은 서류를 임용 직전에 제출합니다.

의료기관은 법에 따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불합격을 줍니다. 이러면 최종면접에 합격했더라도 임용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불합격 판정기준은 “업무수행에 큰 지장이 있을 정도”입니다. 최소한의 건강 수준만을 요구하므로 탈락하는 사례가 많지 않습니다. 나이가 많고 적음도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최소한의 건강상태를 물을 뿐입니다. 악성종양, 백혈병 등도 심각하지 않으면 합격입니다. 또한 장애인·국가유공자·의상자 등은 의료기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아도 임용권자가 직무수행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하면 임용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서 서식 (인사혁신처)
<공무원채용신체검사규정>은 공무원이 직무를 담당할 수 있는 신체 능력을 판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겼습니다. 그런데 높으신 분들에게 신체검사를 요구하는 게 부담스러운 걸까요? 장애인·국가유공자·의상자까지 공무원이라면 신체검사서를 신규 임용 전에 제출하게 돼 있습니다. 하지만 소위 고위공직자 중 정무직은 현행법상 생략됩니다. 근무기간이 한정된 계약직이나 만학 합격자도 신체검사가 의무인 것을 보면 정무직의 높은 직급에 따른 특혜로 비치기도 합니다. <공직선거법>도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자로 등록할 때 건강 상태 관련 서류는 요구하지 않습니다.

<국가공무원법>은 선거로 취임하거나 국회 동의가 필요한 공무원을 정무직으로 분류합니다. 또한, 고도의 정책 결정 업무 담당하거나 이를 보조하는 공무원도 정무직으로 봅니다.


공직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건강 상태 확인을 위한 요식행위를 지위에 따라 누구는 절차를 밟아야 하고, 누구는 건너뛰고 있습니다. 이에 어떤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까요?

인사혁신처 인재채용국·인사혁신국 여러 핵심 관계자들은 일부 고위공직자 신체검사를 생략하는 규정의 취지에 대해 명확한 답을 하지 못 했습니다. 다만 한 관계자는 개인적인 생각임을 강조하며 정무직 중 선출직에 한정해서 “국민이 투표로 선택한 사실을 우선한다는 취지일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었습니다.

ohcm@fnnews.com 오충만 기자ohcm@fnnews.com 오충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