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세계경기 이례적 동반 성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4 17:51

수정 2017.08.24 17:51

주요국가 저금리 정책 영향 OECD 45개국 모두 회복세
IMF, 올해 3.5% 성장 전망
【 뉴욕=정지원 특파원】세계 주요국가들의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동반 성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OECD가 집계하는 주요 45개국의 경제가 올해 모두 동반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국가들 중 33개국은 지난해부터 성장세를 보이면서 가속도가 붙는 추세라고 OECD 보고서는 전했다. 이는 글로벌 경제가 유럽을 비롯, 중국 등 신흥경제국 성장에 힘입어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과도 일치한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올해 3.5%, 내년 3.6%로 각각 전망한 바 있다.

WSJ는 이같은 글로벌 동반성장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추진해온 저금리 정책의 결과물로 보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의 점진적 탈출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미국에서 시작해 그리스, 브라질 등으로 퍼졌던 경제위기가 완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WSJ은 전 세계 경제가 동시에 성장세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파악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반세기 동안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은 1980년말과 1973년 석유파동이 시작된 몇 년간 뿐"이라는 것.

또한 이와 같은 세계 경제 동반상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 등 미국과 유럽에서 새로운 민족주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도 상당히 아이러니한 현상으로 분석됐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출이 6% 성장률을 기록, 2013년 말 이후 2분기 연속 기준으로 최고치를 달성했다. 아울러 그동안 지갑을 닫아왔던 미국의 가계 소비도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것은 오랫동안 고전했던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난 신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국가 부도 위기에 몰렸던 그리스조차 위기에서 벗어난 분위기다. OECD는 올해 그리스의 성장률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로 전망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1% 수치가 크다고 볼수 없지만 국가부도를 걱정했던 그리스 입장에선 지옥에서 살아나온 것과 같은 의미다. 그리스는 2014년이후 처음으로 지난달 국채 시장에 성공적인 복귀를 했다.

OCED 보고서에 따르면 유로존 19개국 성장률은 올해 1.4분기 미국을 웃돌았으며 2.4분기에도 같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로존 국가들의 실업률은 8년 만에 가장 낮은 9.1%로 떨어졌고, 경제가 부진했던 스페인과 프랑스, 포르투갈 등도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더불어 주요 신흥경제로 꼽히는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해 0.3%, 내년 2% 성장률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 동반 성장이 경기과열로 이어지거나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등 중앙은행들이 너무 성급하게 긴축 모드로 돌아설 경우, 그동안의 성장세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지난 50년 동안 3번의 전 세계 동반성장 추세를 분석했을 때 세계 경제가 동반 성장하는 흐름은 몇 년 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런 성장세가 거품으로 한 번에 끝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24∼26일 미국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서 연설할 예정인 가운데 여기서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변화의 신호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주요 정책 변경을 언급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3년만에 참석하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jjung72@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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