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김준일 회장의 '락앤락' 6293억원에 팔렸다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25 19:57

수정 2017.08.26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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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어피니티'에 경영권·지분전량 양도
김준일 회장의 '락앤락' 6293억원에 팔렸다

주방생활용품기업 락앤락의 창업주인 김준일 회장(사진)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 락앤락의 미래를 고민하던 김 회장이 회사의 발전을 위해 전격적으로 경영권을 넘기기로 한 것이다.

락앤락은 25일 최대주주인 김 회장이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한 주식 63.56%를 사모투자펀드(PEF) 어피니티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락앤락 지분을 주당 1만8000원, 총 6293억원에 인수한다.

김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는 물러나지만 재투자를 통해 락앤락의 주요 주주로 남아 회사 경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매각 이후에도 임직원에 대한 고용보장도 이뤄진다.
지난 1978년 락앤락을 설립한 김 회장은 신개념 4면 결착 밀폐용기 락앤락 등을 세계 119개국에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김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 설명하며 미안함과 감사함을 표시했다.

김 회장은 "1978년부터 지금까지 39년을 같이한 락앤락의 역사는 저의 삶 자체였고 제 인생의 전부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며 "저의 분신과 같은 락앤락에 대해 이러한 결단을 내리기까지는 창업주로서의 욕심과 애정을 모두 내려놓는 힘든 과정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중국 사업이 위기에 빠졌을 당시 일생 최대의 에너지를 쏟아야 했고 창업보다 더 힘든 과정을 겪게 됐다"며 "중국 시장은 다시 소생시켰지만 저는 심혈관 이상으로 상당히 위험한 시술을 하게 됐다. 건강은 회복했지만 향후 (자신의) 건강문제로 회사가 곤란해져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지분 매각을 결정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법인이 현지 경제 성장 둔화, 짝퉁 문제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자 직접 중국을 오가며 상황을 수습한 바 있다.

락앤락이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창업주의 영항력을 줄이고 새로운 경영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것도 이 무렵이다.

김 회장은 "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더 큰 꿈과 비전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새 경영시스템과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앞으로 창업자의 색깔보다는 회사를 글로벌 기준에 적합하게 시스템화해서 한 사람의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인 플레이를 하는 회사로 변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피니티에 대해서는 "현재 8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운영하는 글로벌 전문투자기관으로서 성공적인 기업경영 노하우 및 감각을 가진 만큼 락앤락을 새로 도약시킬 적임자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편, 김 회장은 지분매각 금액 중 일부를 아시아발전재단에 출연해 한국 내 다문화가정 지원 및 해외동포학생 장학사업 등 사회공헌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아시아발전재단은 김 회장이 지난해 3월 사재 20억을 출연해 설립한 공익재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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