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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전망 후퇴하는 VR산업...킬러콘텐츠 없는게 최대 걸림돌

박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0 14:20

수정 2017.09.10 14:20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꼽히던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산업 성장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킬러콘텐츠'가 없는게 최대 걸림돌이다.

국내에서도 기어VR을 필두로 하는 하드웨어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경쟁력을 내세우기 힘든 상황. 결국 단순히 체험용에 그치는 하드웨어 뿐 아니라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최대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거꾸로 가는 VR 성장 예상
10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이 VR시장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디지캐피털은 올해 발간한 '가상·증강현실 보고서'에서 2021년 VR시장 규모가 250억달러(약 29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캐피털은 지난 2015년 4월 보고서에서 2021년 시장 전망치로 300억달러(약 34조원)를 제시했었는데 올해 성장 예상을 낮춰 잡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VR 시장 전망을 기존 대비 22% 낮게 잡았다.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는 △콘텐츠 부족 △기술적인 한계 △비싼 하드웨어 가격 등을 꼽았다. 100만원이 넘는 비싼 VR기기를 구입해도 이를 통해 즐길수있는 콘텐츠가 없어 시장이 성장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오큘러스나 HTC 등은 사용자층 확대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격인하에 나섰지만 콘텐츠가 여전히 입문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판매량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게 업계의 예상이다.

또 비싼 구입가격에 시간당 요금만 내고 체험할 수 있는 VR방 등도 세계 곳곳에서 문을 열고 있지만 즐길만한 콘텐츠가 많이 없어 재방문이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슈퍼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전역의 VR방 3천여곳 중 수익을 내는 곳은 약 3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킬러콘텐츠 선점이 VR/AR 시장 선점 열쇠
결국 호기심으로 단발성 체험에 그치는 VR/AR기술을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만들어내는 것이 미래 성장시장 선점의 열쇠라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게임은 물론 교육과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킬러콘텐츠를 찾느라 눈에 불을 켜고 있다. 전통적 강세를 보이고 있는 '애니메이션'을 활용해 일본 IT게임 기업 '반다이남코'는 드래곤볼, 에반게리온, 마리오 카트 등 인기 있는 콘텐츠를 직접 VR로 체험할 수 있는 복합시설을 2017년 7월 개장했으며, 2018년 3월 까지 일본 전국에 20개 매장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애니메이션 '건담' 속 전투 로봇 간의 대결을 가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한시적으로 시험 운영하기도했다. 체험자가 건담의 손바닥에 올라타 다른 로봇과 벌이는 전투를 가상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로 호응을 얻었다.


KOTRA 이대신 일본 도쿄무역관은 "테마파크 형식의 놀이기구는 신기하지만 지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면서 "일본의 강점인 캐릭터와 스토리를 접목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이 시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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