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선 "망중립성 정책 변화 없다"
하지만 정부는 망중립성 원칙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나라는 엄격한 망중립성 원칙을 고수한 미국과 달리 일부 사업자와 통신사간 협의에 의한 일부 망 차별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사전 규제보다 사후관리 측면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9일 서울 삼성동 인기협 엔스페이스에서 '흔들리는 망중립성, 인터넷 생태계가 위험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망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기업은 망중립성 강화 목소리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대부분 인터넷 기업 측 입장을 대변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윤철한 국장은 "망 사업은 기간사업으로 독과점 성격이 있어서 망 사업자가 마음대로 사업을 펼치겠다고 하면 공공성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환 변호사는 "제로레이팅은 당장 소비자 후생이 증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금여력이 있는 큰 기업에 한해서만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 후생 면에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망 이용요금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영상 서비스 '푹'을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연합플랫폼 김용배 팀장은 "망 사용료를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망 사업자에게 지불하고 있는데 트래픽 발생이 월등히 높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업자는 통신사와의 협의에 따라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헌영 교수 "망으로 누가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부터 따져봐야"
다만 권헌영 고려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망중립성 원칙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결국 망중립성 문제는 우리가 사용하는 망을 통해 누가 얼마나 수익을 내느냐를 따지는 문제인데, 우선 객관적인 통계자료부터 마련한 뒤 원칙을 설정해야 한다"며 "누구에게 어떻게 돈을 받아서 누가 망 투자를 하느냐는 근본적인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망중립성 논란은 통신사와 인터넷 사업자간의 대립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같은 '서로 네가 나쁘다'라는 식의 주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권 교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나서서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5세대(5G) 네트워크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입해서 망의 정당한 사용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망에 투자한 사업자에게 얼마만큼의 투자비 회수를 보장할거냐는 근본적인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는 망 사업자가 얼마의 비용을 망에 투자했고, 이 망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사업자는 수익 대비 얼마나 망 이용료를 내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뒤 망중립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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