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 논란 재점화? 인터넷 업계, 망중립성 강화 주장 나서

정부선 "망중립성 정책 변화 없다" 

기간 통신 사업자들이 동영상 서비스 등 콘텐츠 사업자에 대해 망 속도에 대한 차별이나 차단을 금지해야 한다는 망중립성 원칙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인터넷 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일부 차별을 허용하고 있는 우리나라 망중립성 원칙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망중립성 원칙을 수정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나라는 엄격한 망중립성 원칙을 고수한 미국과 달리 일부 사업자와 통신사간 협의에 의한 일부 망 차별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사전 규제보다 사후관리 측면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인 것이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29일 서울 삼성동 인기협 엔스페이스에서 '흔들리는 망중립성, 인터넷 생태계가 위험하다'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망중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 기업은 망중립성 강화 목소리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토론자들은 대부분 인터넷 기업 측 입장을 대변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윤철한 국장은 "망 사업은 기간사업으로 독과점 성격이 있어서 망 사업자가 마음대로 사업을 펼치겠다고 하면 공공성을 파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29일 서울 삼성동 인기협 엔스페이스에서 '흔들리는 망중립성, 인터넷 생태계가 위험하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오픈넷 박지환 변호사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부 허용되고 있는 이른바 제로레이팅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로레이팅은 이용자가 콘텐츠를 소비할때 필요한 데이터 비용을 콘텐츠 사업자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통신사는 소비자에게 데이터 비용을 받지 않고 콘텐츠 사업자에게 데이터 비용을 받는다.

박지환 변호사는 "제로레이팅은 당장 소비자 후생이 증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금여력이 있는 큰 기업에 한해서만 제로레이팅 서비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시장경쟁에 영향을 미치고, 소비자 후생 면에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망 이용요금에 대한 역차별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영상 서비스 '푹'을 제공하고 있는 콘텐츠연합플랫폼 김용배 팀장은 "망 사용료를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망 사업자에게 지불하고 있는데 트래픽 발생이 월등히 높은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사업자는 통신사와의 협의에 따라 망 사용료를 거의 내지 않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자와 국내 사업자와의 역차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권헌영 교수 "망으로 누가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부터 따져봐야"
다만 권헌영 고려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망중립성 원칙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결국 망중립성 문제는 우리가 사용하는 망을 통해 누가 얼마나 수익을 내느냐를 따지는 문제인데, 우선 객관적인 통계자료부터 마련한 뒤 원칙을 설정해야 한다"며 "누구에게 어떻게 돈을 받아서 누가 망 투자를 하느냐는 근본적인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망중립성 논란은 통신사와 인터넷 사업자간의 대립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같은 '서로 네가 나쁘다'라는 식의 주장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권 교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나서서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5세대(5G) 네트워크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적으로 개입해서 망의 정당한 사용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망에 투자한 사업자에게 얼마만큼의 투자비 회수를 보장할거냐는 근본적인 고민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는 망 사업자가 얼마의 비용을 망에 투자했고, 이 망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비즈니스 사업자는 수익 대비 얼마나 망 이용료를 내고 있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뒤 망중립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