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예비군의 자발적 훈련참여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8.31 17:29

수정 2017.08.31 22:31

[기자수첩] 예비군의 자발적 훈련참여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연습이 한창이던 8월 28일 송윤석 예비역 병장은 훈련대상이 아님에도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석했다.

서울 용산구 소재 한남동대 행정병으로 근무했던 송 병장은 훈련준비에서부터 예비군 응소 확인, 목진지 전투, 작계 도보답사 등 각종 훈련에 지원했고 모든 예비군이 퇴소한 후에도 끝까지 남아 후임들과 함께 뒷정리를 했다.

앞서 8월 23일 대구 수성구의 지산1동대 향방작전훈련에서는 신창범 퇴역중위가 퇴역군인 신분으로 훈련에 참가했다. 위관장교는 만 43세까지 예비군으로 편성되지만, 1986년 전역한 신 중위는 이미 예비군 의무가 끝났음에도 2002년부터 2017년까지 15년간 꾸준히 예비군훈련에 자발적으로 참가해 예비군들의 모범이 돼왔다.

신 중위 이야기를 접한 일부 간부출신 예비군들은 자신도 신 중위처럼 자발적으로 훈련에 참가하겠다고 문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런 의지를 가진 예비군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제도적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다.
예비군 대상이 아닌 국민들이 예비군훈련에 참가할 수 있는 '지원예비군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군의 홍보부족과 이들의 훈련참가를 보장해줄 법적 지원은 미비한 상황이다.

전국에는 일반예비군을 비롯, 특전예비군부대 및 여성예비군 등 지원예비군 7000여명이 자발적으로 예비군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최근에는 예비군 의무가 없는 여군 출신들이 퇴역 대신 예비군으로 전역을 선택해 예비전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처럼 의무가 아닌 자발적 동참을 하는 예비군들은 지원예비군의 정년을 만 60세에서 만 70세로 올려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뜨거운 의욕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군 간부로 제대한 예비군 150여명도 소속 예비군 부대에서 15일간 비상근 근무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열성적으로 국방의무를 이행하는 이들의 복무여건을 보장해주기 위해 예비군설치법 등 관련법령 개선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 지원 예비군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는 강요가 아닌 자발성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예비군의 중요성을 입으로 강요할 것이 아니라 이런 사회적 풍토를 만들기 위한 지원책을 적극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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