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뜨거운 감자' 생애주기펀드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3 17:11

수정 2017.09.03 17:11

[차장칼럼] '뜨거운 감자' 생애주기펀드

최근 안정적인 노후 보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생애주기펀드(TDF)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애초 TDF는 2011년 미래에셋이 출시하면서 국내에 첫선을 보였다. 올 들어 한국투신, 신한BNPP운용, KB운용 등 대형사들이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키움자산운용과 한화운용도 연내에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TDF의 급성장 배경은 해외 사례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초 DC형을 채택한 회사 근로자의 3분의 1이 401(K)에 참여하지 않거나 전문지식 부족으로 상품을 선택하지 않으면서 자동적으로 지정된 상품에 가입하게 되는 디폴트 제도가 시작됐고 그중 하나가 TDF 상품이었다. TDF 상품은 간단한 가입 절차와 자동으로 은퇴시기에 맞춰 자산이 리밸런싱되면서 급성장했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목표시점에 따라 글라이드패스(Glide Path)를 이용해 시장변화와 무관하게 자동적으로 자산배분을 하다 보니 급격한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TDF 상품은 시간 흐름에 따른 자산배분 역량과 이를 전략적으로 컨트롤하는 능력이 승부를 가른다. 또한 국가마다 연금 체계와 지원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인에 맞는 글라이드패스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현재 미래에셋과 신한BNP자산운용을 제외하고 TDF를 내놓은 국내 운용사들은 해외 TDF 운용사와 제휴를 하고 있다.

해외 유명사와의 제휴는 운용사 입장에선 처음부터 시행착오 없이 운용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단점도 만만치 않다. 급격한 시장변화에 자체적으로 대응할 수 없고, 외국인이 해외에서 운용을 하다보니 한국인에 꼭 맞는 상품도 만들어내기가 어렵다.

판매사 입장에선 성과에 대해 정확하게 자체적 분석을 내놓기 어렵다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한 대형판매사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 상품은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운용사에 직접 내용을 확인하거나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만, 해외 운용사 상품의 경우 판매한 이후에 상품 내용을 운용사에 문의해도 본사에 문의해야 된다"며 "시차 때문에 시간이 상당히 걸린다거나 본사의 컴플라이언스상 내용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최근 펀드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TDF 시장이 급부상하지만 시장이 커지면서 시너지를 내야 할 운용 노하우와 사후관리에 대해선 아직 미진한 부분도 많다. TDF 시장이 더 커지고 효과적인 자산배분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제휴 운용사들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수익과 노하우의 열매는 결국 제휴사들의 몫이며 투자자들의 성과와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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