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장칼럼]

日 휴대폰 산업 몰락이 주는 교훈

'전자 강국' 일본의 휴대폰 산업이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2009년까지 자국 시장에서 총 90% 이상의 점유율을 갖고 있던 일본 휴대폰 제조사들은 현재 40% 안팎의 점유율을 놓고 경쟁 중이다. 일본 내 휴대폰 제조업체 수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1개에 이르렀지만 현재 5개 업체로 줄었다. 일본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세계시장에서의 존재감도 미미하다.

전자 강국답게 일본의 휴대폰 기술은 한때 세계적인 수준이었다. 세계 최초로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샤프는 2000년에 세계 최초로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놨다. 아이폰 출시 1년 전인 2006년에 일본 국민들은 휴대폰으로 TV를 시청할 수도 있었다.

그랬던 일본의 휴대폰 산업이 현재 휘청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일본이 이동통신에 독자적인 기준을 적용해 해외시장 개척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일본 제조사들은 자국 시장에 집중하느라 해외시장 개척을 뒤로 미뤘다. 세계시장에 통용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소극적이었다. 내수만 믿고 안주했던 것이다. 그러는 사이 전 세계 휴대폰시장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됐다. 내수시장의 빗장을 걸고 자체 표준만 고집하던 일본 휴대폰 업체들은 스마트폰에 대한 기술경험이 부족할 수밖에 없게 됐고 이제는 자국 시장에서조차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조차 일본산 휴대폰 기술력을 세계적이라고 평가하지 않는다.

현재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는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LG전자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인기가 많은 북미 지역에서 애플, 삼성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시장이 우리의 무대가 됐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하다. 일본 제조업체가 그랬던 것처럼 현재 상황에 안주하는 순간 추락이 뒤따른다. 끊임없이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같은 새로운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AI 산업은 현재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미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 스마트폰 이후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VR 기기 등도 꾸준히 선보이지만 혁신을 주도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한때 '패스트 팔로어'였다가 이제 '퍼스트 무버'가 된 한국 업체들은 안주하지 않고, 세계시장의 변화를 더 빨리 감지해 기술을 주도해야 할 것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정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