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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강세 지속? 드라기 입에 쏠린 눈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4 18:05

수정 2017.09.04 22:10

올들어 달러대비 13% 급등
이번주 통화정책 회의때 물가상승률 목표치 밑돌아
테이퍼링 연기 유력할 듯
유로화 강세 지속? 드라기 입에 쏠린 눈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가 올해 역대 최고치를 찍을 것인가.

외환 딜러들이 이를 예측하기 위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향후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7일(이하 현지시간) ECB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및 유로화 강세에 대한 드라기 총재의 발언 여부가 앞으로의 향방을 가른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테이퍼링이 단행될 경우, 유로화 가치는 유동성 축소에 따라 더 오르게 된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들어 유로화는 달러 대비 13%나 급등했다.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 경제가 개선됨에 따라 ECB가 테이퍼링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에 영향을 받았다. 유로화는 영국 파운드화 대비해서는 7%, 일본 엔화 대비 6% 상승했다.


대다수의 경제학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이번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테이퍼링 연기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환딜러들과 투자자들은 드라기 총재가 유로존 수출 기업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는 유로화 강세에 대해 의견을 낼 것인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의 타노스 밤바키디스 수석 외환전략가는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에 대해 언급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로존 물가가 이미 목표를 밑돌고 있는데다, 유로화 강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에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대비 1.5% 상승하며, 유로존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석유류 등 변동성이 강한 품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의 경우엔 1.2%를 기록했다.

유로화 초강세는 올초와는 극명하게 다른 분위기다. 올초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성향의 마리 르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에 따라 유로화 약세가 예상되기도 했다. 프랑스의 EU 탈퇴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유로화 폐지 가능성도 불거질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외환시장의 민감한 반응은 지난달 와이오밍주 잭슨홀 회의에서도 드러났다. 당시 드라기 총재가 통화정책 변경을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에 힘입어 유로화는 2015년 이후 처음으로 1.2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 1일 에워드 노워트니 ECB 이사도 2014년에 기록했던 유로화당 1.4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초강세를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 드라기 총재가 유로화 강세를 완화시킬 방법을 찾는다고 해도 일각에서는 그 효과가 얼마나 갈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치방크 외환전략가는 "ECB의 미사여구가 유로화 강세를 일시적으로 완화할 순 있겠지만, 현재의 기조를 완전히 뒤엎기에는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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