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장 '헬스케어·자율주행' 뜬다… 韓, 융합서비스 개발 속도 내야

글로벌 100대 스타트업, 헬스케어-자율주행 분야 신기술.서비스 개발 집중
유망 100대 AI 스타트업에 美 76개사.中 3곳 포함
우리기업 '루닛' 한곳 뿐.. 대학 연계 창업 활성화 필요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서비스 개발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헬스케어와 자율주행 분야가 유망 AI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여전히 AI기술 개발 초기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과 함께 AI 융합서비스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조언이 제기됐다.

■글로벌 100대 AI 스타트업 가운데 국내 기업은 '루닛' 하나뿐

5일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간한 '세계를 이끄는 AI 스타트업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가 세계 유망 100대 AI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조사한 결과 글로벌 스타트업들은 주로 헬스케어-자율주행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번 조사에 포함된 한국 스타트업은 이미지 인식 기술을 헬스케어에 적용, 의료영상 분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잇는 '루닛'이 유일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에서도 유망 AI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대학과 연계한 창업 활성화, 민간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데이터를 축적하고 확보하기 위한 공공 데이터 개방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00대 기업 가운데 76개가 미국 기업으로 조사됐으며 이스라엘 기업도 6개나 선정됐다. 우리보다 후발주자로 인식됐던 중국 역시 3개 기업이 순위에 이름을 올려 우리보다 AI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망 AI 스타트업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헬스케어와 자율주행 분야다. 지난 2013년 메사추세츠공대 연구진이 설립한 스타트업 '뉴토노미'는 자율주행택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100대 AI 스타트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내년에 본격적으로 상용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차량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자율주행택시 테스트 운행을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운전석 없이 4개 좌석이 중앙을 마주보는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을 연구하고 있는 스타트업 '죽스'와 사람이 다니는 보도를 통해 소포나 음식 등을 배송하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을 개발한 '디스패치'도 100대 AI 스타트업으로 인정받았다.

■AI 스타트업의 유망 분야는 자율주행, 헬스케어

헬스케어 분야의 AI 스타트업도 다수 이름을 올렸다. AI를 활용해 유전체 정보, 각 의료기관의 진료 정보, 개인 생활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질병을 예측하는 서비스를 개발한 중국의 '아이카본엑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설립된 이후 6개월만에 텐센트로부터 2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며 전세계 AI 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개인의 건강상태를 분석, 예측하고 맞춤형 웰빙프로그램과 식이요법, 처방 의약품 등을 추천한다.

신약 개발 과정의 첫 단계인 신약후보물질을 예측하는 '아톰넷'을 개발한 아톰와이즈도 100대 AI 스타트업으로 선정됐다. AI로 질병에 대한 수백만가지 화합물과 분자들의 상호작용을 분석, 신약후보물질 발굴에 약 3년 이상 소요되던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토종 기업인 '루닛'도 헬스케어 분야 유망 AI 스타트업으로 소개됐다. 루닛은 엑스레이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유방암과 결핵 등의 질병 여부를 판단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 서울 대형병원 6곳과 협력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폐 질환과 유방함 모두 9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루닛은 의료영상처리학회가 주최한 유방함 자동 판독 알고리즘 대회에서 IBM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AI 선도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00대 AI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대학발 창업

자율주행과 헬스케어 분야 AI 스타트업들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공통점은 대학 연구 프로젝트가 창업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뉴토노미와 죽스, 디스패치, 아톰와이즈 등은 대학 연구진이 개발한 알고리즘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 사례다.

또 정부의 자금 지원에 의존하기보다는 벤처캐피탈 등 민간 투자자로부터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해 자생적으로 성장한 기업들이 많았다. 인수합병(M&A)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회수된 투자금으로 새로운 창업을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우리나라도 대학과 연계된 창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교수 및 연구진들의 연구개발(R&D)이 사업화로 연결되지 못하고 연구 성과물이 대학 내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대학 내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스펙쌓기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보고서는 △대학원 및 연구소를 중심으로 AI 스타트업 설립과 산학협력을 장려하기 위해 논문 실적 중심의 교수 평가제도를 개선하고 △기업가센터를 확대 운영해 사업 아이템 개발부터 육성, 사업 자금 지원, 멘토링 등을 지원해야 하며 △R&D 분야의 파격적인 세제혜택과 스타트업이 접근하기 어려운 각종 특허 인정 절차를 지원하고 △양질의 공공 데이터 개방을 확대하기 위해 포괄적 사전동의제도 도입 등 개인정보보호 관련 규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