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4차 산업혁명 주도세력으로 부상한 중국 등에 올라타라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5 18:09

수정 2017.09.05 18:09

중국 정부의 ICT육성정책에 BAT의 M&A, 활성화된 창업 등 톱니바퀴 처럼 맞물려 대약진
국내기업, 중국 현지화 전략으로 양국간 ICT협력 확대에 주력해야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장점만 취해온 중국은 공유경제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4차 산업혁명에 앞서가고 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의 기술과학 투자의 목적은 항상 민.관.학 협력에 의한 '세계시장 선점과 성장'에 있다. 특히 중국은 과거 한국과 독일, 일본에 뒤져 있던 품질 및 제조 경쟁력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으로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형원준 SAP코리아 대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기반으로 4차 산업혁명 주도세력으로 부상했다. AI와 ICBM(사물인터넷, 클라우드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기술 분야는 이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얼굴인식 기반 간편결제와 AI 탑재 드론(소형무인기) 등으로 전 세계 핀테크 및 유통.물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ICT 융합산업 육성정책과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의 글로벌 인수합병(M&A) 및 현지 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이룬 대약진이란 분석이 나온다.

ICT 전문가들은 과거 우리나라가 일본 기술을 추격하는 형태로 중국을 대해서는 안된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오히려 중국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벤치마킹과 양국 간 ICT 산업 협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 시총 상위 500대 기업 중 한국 3곳 vs. 중국 44곳

5일 한국거래소가 연도별 글로벌 상장기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 세계 시가총액 상위 500대 기업(8월 30일 기준) 중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13위), SK하이닉스(285위), 현대차(480위)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반면 중국은 알리바바그룹(7위)과 텐센트(8위)가 상위 10대 기업 대열에 합류한 가운데 시총 500위 안에 드는 중국 기업 숫자도 2010년 28개에서 올해 44개로 늘어났다. 그 결과, 글로벌 시총 상위 500개사의 국적은 미국(48.3%), 중국(10.8%), 일본(4.9%) 순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글로벌 SW업체 관계자는 "중국 ICT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제조업과 의료, 관광 등 기존 산업의 경쟁력까지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 일본 사이에서 국제 위상이 추락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통해 하루 빨리 4차 산업혁명 글로벌 행렬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 탄탄…한.중 첨단기술 격차↑

4차 산업혁명의 또 다른 성장축인 국내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생태계 역시 중국에 밀리고 있다. 드론 제조업체 DJI 등 중국 기반 하드웨어 분야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인 스타트업) 숫자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공유경제 및 핀테크 스타트업 성장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월 중국 국무원(최고국가행정기관)이 발표한 '새 시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에 관한 통지'에 따르면 AI 부문 창업시설 및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즉 우리나라가 'ICT 강국'이란 자아도취에 빠진 사이, 한국을 벤치마킹했던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우리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KOTRA가 양국 ICT 기업 10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빅데이터 분석과 IoT 센서 기술,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반 기술을 보유한 중국 기업의 기술 수준이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또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까지 맞물리면서 한.중 간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클라우드 등 한.중 기업 간 기술.자본 교류 활성화해야

하지만 ICT 업계 종사자들은 첨단 ICT를 고리로 양국 산업 교류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KOTRA 설문조사를 보면 양국 기업은 규모 및 업종에 관계없이 증강현실(AR), 빅데이터 수집.분석 시스템, 게임을 활용한 재활치료 솔루션 등 SW개발과 시스템 통합 및 응용 분야의 협력수요가 높다.

특히 국내 ICT 업계 종사자들은 중국 클라우드 시장을 주된 공략대상으로 꼽았다. AI와 IoT,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뒷받침하는 컴퓨팅 파워가 바로 클라우드다.
최근 중국 레노보그룹의 대형 벤처캐피털(VC)인 '레전드캐피털' 등을 통해 170억원 규모의 투자(시리즈A)를 유치한 베스핀글로벌 역시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다. 현재 서울, 베이징, 상하이에 지사를 둔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를 도입코자 하는 국내외 기업에 맞춤형 컨설팅부터 구축 및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다.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며 "미래에 투자하는 사업가들은 이제 막 시작된 중국 클라우드 IT를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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