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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후 집값 떨어졌다? 기관마다 다른 통계에 혼란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6 17:14

수정 2017.09.06 17:14

감정원, 서울 4주간 하락.. KB.부동산114는 상승세
거래 없어 추정치론 한계
8·2대책 후 집값 떨어졌다? 기관마다 다른 통계에 혼란

국토교통부는 지난 5일 경기 성남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며 그 근거로 8.2대책 이후에도 집값 급등세가 이어진 것을 들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소폭 하락세로 전환했다는 점과 비교하며 이들 지역이 과열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해당 자료를 발표하는 기관마다 같은 지역임에도 아파트가격 등락폭이 다르고 심지어 상승과 하락이 전혀 다르게 집계되고 있어 혼란을 주고 있다.

■8월 아파트값 통계 엇갈려

6일 현재 아파트가격 동향을 발표하는 곳은 국토부의 공식기관인 한국감정원과 KB국민은행, 부동산114 등이다. 세 곳 모두 주간 단위로 아파트가격 동향을 발표하고 있지만 8.2대책 이후의 수치가 모두 다르다. 한국감정원 발표에 따르면 서울의 주간 아파트가격은 8월 1주차부터 4주차까지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의 주간주택가격동향은 매주 월요일을 기준으로 발표되는데 1주차인 7일은 -0.03%, 2주차(14일) -0.04%, 3주차(21일) -0.04%, 4주차 -0.03%로 발표됐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8월 서울의 주간아파트가격이 모두 하락한 것과는 달리 KB국민은행과 부동산114 발표에는 상승세가 이어졌다. 감정원과 조사기준일이 같은 KB국민은행 발표에 따르면 8월 1주차 서울지역 아파트가격은 0.08%, 2주차 0.05%, 3주차 0.04%, 4주차 0.03% 각각 상승했다. 감정원과 KB국민은행은 조사일뿐만 아니라 조사기간도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로 같다.

부동산114의 경우 토요일에서 수요일까지의 거래를 집계하고 기준일은 매주 금요일이다. 부동산114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을 8월 4일에는 0.37%, 11일은 0.07%, 18일 0.03%, 25일 0.03%, 9월 1일 0.02%까지 모두 상승한 것으로 발표했다.

■투기과열지구 수성구도 차이

이번에 투기과열지구로 추가 지정한 대구 수성구의 상승률도 조사기관에 따라 갈린다. 감정원은 8월 1주차에 0.32%, 2주차 0.30%, 3주차 0.32%, 4주차 0.26% 올랐다고 발표했지만 KB자료에서는 같은 기간 상승률이 0.03%, 0.13%, 0.10%, 0.07%로 차이가 크다. 집계방식의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한쪽은 급등이 지속되고 다른쪽은 진정되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감정원과 KB의 경우 표본조사방식이고 부동산114는 전수조사를 한다.

매주 발표하는 등락률이 이렇게 극명하게 갈리는 가장 큰 이유는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 추정치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8월의 경우 대책발표 이후 거래가 얼어붙어 매도인들의 호가를 어떻게 반영하느냐에 따라 가격등락이 달라졌다. 중개업자나 조사원이 실제 거래가 가능한 가격을 산정하느냐, 매도호가를 반영하느냐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 구조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공인중개사협회를 통해 협의하거나 조례제정 등을 통해 명확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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