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연준 추가 금리인상 붙잡는 저물가·약달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6 17:35

수정 2017.09.06 22:01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 지적, 금리인상 내년으로 미루고 자산 매각부터 시작할 듯
美 연준 추가 금리인상 붙잡는 저물가·약달러

미국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연준내부 이견 조율도 힘겨워지는 분위기다. 이와 맞물려 달러 가치는 연일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고, 국채금리역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래얼 브레이너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이사가 연내 추가 금리인상에 부정적임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준 내부서도 연내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이견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준은 일단 보유자산 매각부터 시작한 뒤 상황을 봐가며 추가 금리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5일(이하 현지시간) 연준 고위 관계자들이 추가 금리인상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5년 동안이나 꿈쩍 않는 낮은 인플레이션이 연준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따라 오는 19~20일 열리는 연준의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는 낮은 인플레이션의 원인과 대응에 논의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금리인상은 내년 이후로 미루되 자산매각을 먼저 시작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지난 5년간 물가 오름세가 더뎌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연준 내부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이 설 때까지 추가 금리인상은 매우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뉴욕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최근 낮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경제의 '펀더멘털 인플레이션' 저하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오래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우려했다. '펀더멘털 인플레이션'이란 특정 재화나 서비스의 가격 오르내림을 배제한 경제 전체의 근본적인 수요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물가를 말한다.

브레이너드는 "만약 (지금 상황이) 그런 것이라면 (연준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인상 속도를 더 완만하게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흐름은 재닛 옐런 의장을 비롯한 연준 고위관계자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업률이 계속해서 낮아지면 결국 임금 상승과 물가를 끌어올리게 된다는 전통적인 경제이론이 들어맞지 않고 있다.

10%에 육박했던 미 실업률은 계속해서 떨어져 지난 3년간 평균 5%를 기록한 반면 금융위기.경기침체 이전 3년인 2004~2007년 평균 2.2%를 기록했던 인플레이션은 지난 3년간 평균 1.5%에 그치고 있다.

브레이너드는 "자원가동률이 급격히 상승하는 와중에도 인플레이션은 5년 연속 연준 목표치를 밑돌았다"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목표 궤도에 들어섰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는 추가 긴축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연준이 적절한 수준까지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더라도 이를 용인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FOMC 당연직 위원인 뉴욕연방은행 총재로 옐런 의장의 복심으로 알려진 윌리엄 더들리는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연준내 이견이 뚜렷함에 따라 12월 인상은 점차 멀어지는 분위기다.

금융시장도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물 건너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36%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은 뒤로 미루더라도 이번 FOMC에서는 4조5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운용 규모 축소 개시가 결정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브레이너드 이사도 "연준의 재투자 정책 변경과 관련해서는 시장과 제대로 소통했고, 시장도 이를 충분히 예상하고 있다"고 말해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에서 달러와 국채금리 하향세가 뚜렷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2.071%를 기록, 10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6개국 주요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는 92.318로 낮아졌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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