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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삼성SDI·SK이노 "中 보조금 규제, 정부가 조속히 풀어달라"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08 09:25

수정 2017.09.08 09:54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2차전지 업계 대표들은 중국 정부의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지급 중단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줄 것을 8일 정부에 공식 요청했다. 지난해부터 노골화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수입규제에 대해 우리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요구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 주재로 열린 2차전지 업계와 간담회에서 2차전지 완제품을 생산하는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3사는 "중국 전기차 보조금 문제, 코발트 등 2차전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어려움이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말 이후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때문에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져 판매가 어려워진다.

지금껏 우리 정부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등 여러 대화채널로 중국의 수입규제 조치, 비관세장벽 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해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맞물려 중국 측은 우리 측과 대화에 소극적이다.

게다가 올들어 2차전지 핵심 원재료 가격 급등도 2차전지 업계의 수익성에 발목을 잡고 있다. 코발트는 가격이 올들어 80% 이상, 니켈은 최근 3개월 만에 40% 가까이 급등한 상황이다.

이같은 2차전지 업계의 요구에 대해 백운규 장관은 "실질적인 해결 방안이 강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5일 주요 업종 수출점검회의에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중국의 대(對)한국 조치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통상장관회담, G20 등 양자 다자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 특히 국제규범을 위반하는 반덤핑 판정 등은 WTO 제소도 배제하지 않고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간담회는 중국 등 주요수출국의 무역규제 등 어려움을 겪고있는 2차전지 업계의 의견을 듣고 기업 경쟁력 강화와 상생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3사는 오는 2020년까지 2차전지 사업에 2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모두 국내 투자다.

이들 3사는 우선 전기차용 2차전지 성능 혁신 및 고도화 등 기술 연구개발(R&D)에 6100억원을 투자한다. 또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오창(LG화학), 울산(삼성SDI), 서산(SK이노베이션) 공장 증설 및 신규 투자에 2조원을 투입한다.

이에 정부는 2차전지 업계가 국내 투자시 있을법한 걸림돌을 찾아 이를 해소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2차전지 시장 창출도 지원키로 했다.

이날 백운규 장관은 "2차전지는 4차 산업혁명으로 성장성이 매우 유망한 대표적인 신산업이다. 전기차, 드론, 에너지 신산업에 이르기까지 연관 산업에 파급효과가 크다. 민간과 정부가 함께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 장관은 "일본, 중국 등과 경쟁이 치열한 중대형 2차전지를 중심으로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2차전지 산업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업계와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2차전지 소재·장비업체의 역량을 강화해 혁신적인 2차전지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야 한다.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2차전지 3사는 "R&D를 포함한 국내 투자 확대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도록 노력하겠다. 또 소재·장비 협력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화된 상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협력사 자금 지원, 현금 결제 강화, 생산성 및 품질 개선을 위한 생산성 혁신 지원 등의 여러 협력 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현재 LG화학은 무이자 직접 대여 방식의 협력사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 협력사가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도록 LG화학 추천 채용 박람회에서 채용 장려금도 지원하고 있다.

삼성SDI는 협력사가 생산설비를 증설할 때 증설자금을 직접 투자하거나 빌려줘 협력사의 투자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협력사와 공동으로 설비 및 장비를 개발하고 이를 자사 신규 설비 구축시 도입하고 있다. 협력사의 판로 확보와 설비·장비의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웅범 LG화학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 윤예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 이영훈 포스코켐텍 대표, 최원근 더블유스코프 대표, 오정강 엔켐 대표, 정대택 PNE솔루션 대표 등이 업계 대표로 참석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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