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원자력, 수력" VS "태양광, 풍력"

최수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0 10:58

수정 2017.09.10 10:58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찬반단체 울산서 대규모 맞불집회
【울산=최수상 기자】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찬반단체들이 지난 9일 신고리5·6호기 건설현장이 위치한 울산에서 대규모 맞불집회를 통해 각각의 여론 조성에 총력전을 폈다. 찬반단체들은 기존 원전 유지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각각 강조하며 지지세 확산에 힘을 쏟았다.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찬반단체들이 지난 9일 울산에서 여론조성을 위한 대규모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양측을 지지하는 시민과 단체 관계자 등 2만명이 울산에 집결했다.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찬반단체들이 지난 9일 울산에서 여론조성을 위한 대규모 맞불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양측을 지지하는 시민과 단체 관계자 등 2만명이 울산에 집결했다.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울산시민운동본부’와 ‘안전한세상을 위한 신고리5·6호기 백지화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6시간 동안 울산문화예술회관과 롯데백화점 울산점 일원에서 ‘원전 말고 안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전국 탈핵대회를 개최했다.

대회에는 전국 900여개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5000명이 집결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 대전,광주, 대구, 부산, 충청, 전라, 제주 등에서는 이날 오전 ‘탈핵버스’를 이용해 울산에 도착했으며 강원도와 경북, 경남지역에서는 개별 교통수단을 이용했다. 주최 측은 울산시민들을 합쳐 1만명의 연인원이 대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종교계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윤종오 새민중정당(준) 공동대표, 녹색당 김주온 운영위원장, 이갑용 노동당 대표 등 정치계 인사들도 참석해 탈핵을 지지했다.

앞서 오후 1시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이하 한수원 노조)이 주최한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저지 총 궐기대회’가 열려 5시간 동안 진행됐다.

대회는 한수원 노조원 및 가족 7000여명 외에 울주군 주민 2000명, 원전협력업체 및 건설업체 근로자 2000명 등 주최 측 추산 1만5000명이 참가해 한수원 노조 창립 사상 최대 규모로 열렸다.

신고리5·6호기를 담당하는 새울원자력본부 소속 조합원을 비롯해 전남 영광, 경북 울진, 경주 월성,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 등 전국 주요 원전의 조합원들도 관광버스를 대절해 울산으로 모여들었다.

본 행사에는 또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창무 공기업정책연대 위원장, 차진철 한국국토정보공사 위원장, 박재석 한국전력기술 위원장,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원자력업계 관계자들이 참가해 힘을 보탰다.

경찰은 예상치 못한 충돌이나 안전사고에 대비해 집회 장소에 11개 중대 800여 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했지만 양측은 마찰 없이 행사를 마무리했다.

■탈핵콘서트 ‘태양과 바람의 나라’ ‘재생에너지전환으로 일자리 창출’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에 찬성하는 참가자들은 핵발전소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재생에너지전환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올여름도 예전만큼 무더웠지만 전력수급에 문제가 없었고 전력설비 여유분은 원전 28기 분량에 달했다”며 “신고리5·6호기를 짓지 않아도 전력이 부족하지 않고 전기요금이 폭등할 일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전과 석탄발전은 앞으로 점점 비싸지지만 재생에너지는 싸지기 때문에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은 원전 투자비용보다 10배나 많은 319조원을 재생에너지 개발에 투자했고, 탈원전 국가인 독일은 재생에너지로 원전보다 10배나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참가자들은 이어서 “늘 사고위험을 안고 있는 핵발전소 대신 앞으로 태양광과 풍력 중심의 에너지전환 사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며 "정부는 하루빨리 신고리5·6호기를 백지화하고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본행사에 앞서 가진 가두행진에서 ‘핵보다는 해’라는 피켓과 태양광을 상징하는 해바라기 분장으로 퍼포먼스를 연출했고 대회 마지막 순서인 탈핵콘서트 ‘태양과 바람의 나라’를 통해 탈핵과 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콘서트에는 유명 록밴드 크라잉넛과 안치환, 가수 전인권 등이 출연해 신고리5·6호기 백지화와 탈핵을 지지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 9일 울산에서 열린 탈핵단체 집회에서 '핵보다는 해'를 주장하며 퍼포먼스를 벌이는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찬성 시민들과 탈핵콘서트 '태양과 바람의 나라'에서 열창하는 록밴드 크라잉넛.
지난 9일 울산에서 열린 탈핵단체 집회에서 '핵보다는 해'를 주장하며 퍼포먼스를 벌이는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찬성 시민들과 탈핵콘서트 '태양과 바람의 나라'에서 열창하는 록밴드 크라잉넛.

■‘원전은 우리의 미래’..수력발전소 직원과 원전학과 대학생도 한목소리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철회 및 공론화위원회의 활동 중단을 요구해 온 한수원 노조는 조합원 등 1만5000명이 집결한 이날 집회에서 정부가 백년대계인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졸속으로 중단하려 한다며 노조위원장의 삭발을 통해 투쟁의지를 표출하기도 했다.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투쟁사를 통해 “탈원전 국가인 독일도 원전 8기가 돌아간다. 우리나라 전력보급의 3배를 생산하고 있다. 원전폐기 후 가정용 전기요금이 올라가지 않는다는 말은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뿐이다”며 “원전산업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책임질 산업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에 강력히 경고한다. 에너지정책만큼은 백년대계의 일로서 모든 국민적 합의를 거쳐서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목소리“라며 신고리5·6호기 공론화의 즉각 중단과 탈원전 정책의 즉각 폐기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투쟁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상대 울주군 서생주민협의회장 등 4명과 함께 현장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이후 태화강역에서 탈핵단체들의 집회가 열리고 있던 롯데백화점 앞 100m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뒤 되돌아갔다.

집회에는 원전 노조뿐만 아니라 수력, 소수력, 양수발전소 직원들도 대거 참가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전국 주요 댐과 산악지역에서 수력발전 28기, 양수발전 16기, 소수력발전 8곳을 운영하고 있다.

또 서울대, 경희대, 조선대, 카이스트 등 원전 관련 학과 교수와 학생들도 참가해 원전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신고리5·6호기 건설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찬반단체들은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하는 10월 25일 계속해 여론전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수원 노조가 지난 9일 조합원 등 1만5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울산에서 개최한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저지를 위한 총 궐기대회에서 김병기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삭발을 통해 투쟁의지를 다졌다. /사진=일부 연합뉴스
한수원 노조가 지난 9일 조합원 등 1만50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울산에서 개최한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저지를 위한 총 궐기대회에서 김병기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삭발을 통해 투쟁의지를 다졌다. /사진=일부 연합뉴스

한편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는 지난달 25일부터 실시한 1차 여론조사를 10일 마무리하고 오는 13일 시민참여단을 확정한다.
시민참여단은 내달 20일까지 숙의과정을 갖고 공론화위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10월 25일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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