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네이버-카카오 같은 듯 다른 스타트업 투자 행보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1 16:03

수정 2017.09.11 16:03

 AI 기반으로 자율주행·O2O에 '눈독'
네이버와 카카오의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투자한 기업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내 신산업 혁신과 성공을 주도하는 이들이 어떤 스타트업에 투자했는지 살펴보면 향후 네이버와 카카오가 어떤 분야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지, 창업자들은 어떤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공통적으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기업에 투자를 집중했다. 전세계적으로 AI 기술 대중화로 미래 생활을 바꾸겠다는 열풍이 일고 있는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의 미래사업도 AI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AI 위에 구현될 서비스 기술면에서는 네이버오 카카오의 서로 다른 전략이 엿보인다.

네이버는 자율주행차에 유독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도 기술, 자율주행에 필요한 라이다 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잇따라 투자를 단행했다. 반면 카카오는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가 눈길을 끈다. 카카오톡과 연계한 서비스로 확장될 수 있는 온라인·오프라인연계(O2O) 서비스 기업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AI 기술 스타트업은 '다다익선'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에만 각각 10여곳이 넘는 스타트업에 최소 100억원 이상의 투자를 단행하면서 AI 기술 기업, 로봇 기업, 자율주행 기술 기업, O2O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투자한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전세계 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투자한 주요 스타트업 현황
구분 스타트업 분야 투자액
네이버 사운드하운드 음성인식/자연어처리 엔진 개발 57억6800만원
님블 RX 미국 소재 온라인 약국 서비스 업체 11억4100만원
파토스 지도 및 내비게이션 솔루션 개발 3억원
레티널 스마트 글래스 렌즈 개발 5억원
퓨리오사AI AI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 개발 5억원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 AI 연구 비공개
딥픽셀 컴퓨터 비전/머신러닝 연구 비공개
크라우드웍스 AI 학습용 데이터 생산 비공개
애피어 홀딩스 AI 기반 마케팅 솔루션 업체 17억원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 자율주행 기술 핵심 ‘라이다‘ 센서 개발 공동투자(728억원)
카카오 토룩 가정용 로봇 개발 비공개
위클리셔츠 셔츠 정기 배송 서비스 공동투자(5억원)
딥벨리데이션 딥러닝 기술 활용한 통계모델로 데이터 관련 프로젝트 진행 공동투자(4억4000만원)
쥬빌리웍스 일정 공유 서비스 쥬빌리 타임트리 서비스 공동투자(53억원)
원더스 당일 배송 퀵 서비스 제공 10억원
엑소시스템즈 웨어러블 재활 로봇 솔루션 개발 3억원
생활연구소 모바일 홈클리닝 중개 서비스 10억원
스켈터랩스 AI 기반 개인화 플랫폼 개발 비공개
핀콘 모바일게임 개발 40억원
페르세우스 차량 보안 솔루션 기업 7억원
네이버와 카카오가 공통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분야는 AI 기술 분야다. 자율주행이나 로봇, O2O 서비스들도 결국 미래에는 AI 기술과 접목된 서비스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가 투자한 대표적인 AI 기술 기업은 제록스리서치센터 유럽이다. 이 연구소는 20년 이상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처리 등 AI 분야 연구개발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연구소다. 75개 이상의 저명한 컨퍼런스, 학술지, 학회에 AI 관련 기술 논문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기술을 개발한 사운드하운드에 50억원 이상을 투자했고 AI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를 개발하는 퓨리오사AI에도 5억원을 투자했다. AI 기술을 연구하는 크라우드웍스, 딥픽셀 등도 네이버가 투자한 기업이다.

카카오가 투자한 스켈터랩스도 AI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김범수 의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는 카카오브레인이 케이큐브벤처스와 공동으로 투자한 이 회사는 구글코리아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을 역임한 조원규 대표와 글로벌 창업 경험을 보유한 구글, 카이스트 AI 연구소 출신들이 설립한 회사로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해 항공권 예약 서비스, 챗봇 서비스, 사용자의 일상을 기록하는 개인 맞춤 서비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가 주목한 '자율주행차'
이처럼 네이버와 카카오가 공통적으로 AI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세부적으로 분류해보면 관심분야가 나뉜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기술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고 카카오는 로봇과 O2O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랩스가 개발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소개 이미지
네이버랩스가 개발중인 자율주행 기술을 시연하는 네이버의 자율주행차 소개 이미지
네이버가 최근 투자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는 자율주행차의 눈이라고 불리는 센서 '라이다'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라이다는 직진성이 강한 레이저를 활용해 물체의 위치와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센서다. 이를 통해 획득한 3차원(3D) 데이터로 센서 주변의 수십미터 이상의 반경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지하고, 주변의 장애물과 앞차의 위치와 거리 등을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 CTO 겸 네이버랩스 송창현 대표는 "자율주행의 핵심 기술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업체 간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자율주행 영역의 기술 기업들과 전략적 투자와 기술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주목한 분야는 '로봇', 그리고 'O2O'
카카오는 로봇 분야와 O2O 분야 투자가 네이버보다 많다. 가정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토룩, 재활로봇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엑소시스템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특히 토룩이 개발중인 가칭 '라이봇'은 이용자와 교감이 가능한 로봇으로 자연스러운 이족보행 등 정교한 모터 제어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이 투자한 스타트업 토룩이 개발중인 로봇 '라이봇(가칭)' 소개 이미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카카오브레인이 투자한 스타트업 토룩이 개발중인 로봇 '라이봇(가칭)' 소개 이미지
김기준 케이큐브벤처스 파트너는 "90년대 후반부터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로봇 개발은 많은 기술적 한계에 머물러 왔다"며 "AI를 접목한 가정용 IT 기기 시장의 수요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차세대 가정용 로봇 플랫폼을 선점하는 데 토룩의 기술이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카카오는 O2O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는 O2O 기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퀵서비스 기업 원더스, 셔츠 배송 기업 위클리셔츠, 홈클리닝 중개 서비스 생활연구소 등이 대표적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