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불패' 계속되나] 규제 쏟아진 서울 주택시장 양극화

재건축단지 ‘거래절벽’
분양시장은 ‘청약광풍’

정부가 서울 주택시장에 집중적인 규제를 쏟아부으면서 서울 지역 기존 주택시장은 거래절벽을 맞고, 신규 분양시장은 엄청난 청약열풍 현상을 빚고 있다. 특히 개포주공, 둔촌주공 등 주요 재건축단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는 등 기대감이 높지만 조합원 지위양도 금지, 대출규제 대폭 강화 등의 조치로 인해 거래는 크게 줄었다. 반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의 등 가격제한 정책으로 새 아파트가 인근 시세보다 저렴해지면서 서울 강남권 등 주요지역 분양시장은 '로또 청약열풍'이 불고 있다.

■재건축 호재에도 거래 실종

11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 규제가 이어지면서 서울 주택시장은 기존 재건축단지 거래절벽, 분양시장 청약열풍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서울 주요 재건축시장은 8.2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매수세가 실종됐다.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등 강화된 규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인근 공인은 "개포주공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조합원 전매가 금지되는 상황이어서 거래가 어렵다"며 "예외조항에 해당되는 직장이전, 상속, 해외이주 등이 있지만 실제 적용 시 애매한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개포주공1단지는 이달 관리처분인가 신청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를 피했지만 거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개포주공1단지는 지난 7월 39건(서울부동산정보광장 11일 기준)이 거래됐지만 8월 6건, 9월 1건에 그치고 있다.

거래가격도 전용면적 56㎡가 7월 15억4000만원에서 8월 15억원으로 4000만원가량 하락했다. 전용면적 58㎡도 7월 16억원, 8월에는15억6000만원 수준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실거래가 신고는 60일 이내 신고하면 되는 것이어서 실제 8월 거래는 더 적은 것으로 보인다.

개포주공 5단지도 74㎡가 9월 1건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7월 대비 실거래가가 2000만원 이상 하락한 것이다.

대규모 재건축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도 8.2대책 발표 이후 거래가 사라졌다. 둔촌주공1단지 거래는 7월 10건에서 8월 1건으로 감소했다. 강남권 재건축 거래가격은 지난주(4~8일) 강남구 -0.12%, 강동구 -0.21%로 하락했다. 송파구는 잠실주공5단지의 50층 재건축안이 사실상 통과돼 집주인들이 매물을 회수하면서 호가가 올라갔다. 하지만 현지 공인은 규제에 따른 거래절벽이 이어질 경우 호가는 다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분양시장은 구름인파 이어져

그러나 서울 강남과 마포 등 주요 분양시장은 청약열풍이 거세다. 견본주택마다 수만명이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수십~수백대 1의 흥행을 잇따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분양시장 화두는 한강조망권을 갖추고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신반포센트럴자이였다.

HUG의 제한으로 분양가가 4250만원으로 책정된 신반포센트럴자이는 1순위 평균 168대 1을 기록했다. 개포택지개발지구 입지를 갖춘 '래미안 강남포레스트'도 분양가가 4240만원대에 책정되면서 청약 열기를 이을 전망이다.

민경남 KB자산운용 매니저는 "규제로 분양시장 투자수요가 줄어들었지만 강남, 마포 등 주요 청약시장은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며 "그만큼 자금여력이 있고, 양질의 물량을 노리는 수요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mail]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