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도 가족이다]

"개식용 문제, 정부 정책 의지 먼저..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야"

fn-동물복지 국회포럼 공동 연중캠페인
1.강아지는 음식이 아닙니다  (끝) '개식용 문제 어떻게' 전문가 지상토론
"개식용 문제, 정부 정책적 의지 먼저 보여주고 사회적 합의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나가야"
사람이 배설물 치우기 편한 '뜬장'서 사료 대신 구더기 끓는 음식쓰레기 먹고 도축장 아닌 개농장서 잔인하게 도살
하루아침에 금지법 시행보단 개농장이나 산업 규모 파악하고 사육.도축 등 全과정 문제 살핀 후 농장주 지원 등 점진적 금지로
보신이라는 맹신 없앨 수 있는 과학적 결과 지속적으로 알리고 법의 사각지대 놓인 개농장들 단계적 폐쇄도 진행해 나가야

동물 반려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가면서 개는 단순히 소유동물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하는 가족으로 자리잡았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긴 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개식용 문화가 깊게 뿌리박혀 있다. 지난 30여년간 개식용 문화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문화가 주류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개농장의 경우에도 500마리 이상을 키우는 공장식 개농장이 확대되며 갈등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동물복지 국회포럼과 함께 '반려동물도 가족이다'를 주제로 공익캠페인을 진행하는 파이낸셜뉴스는 각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상토론회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개식용 문제의 해결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지상토론회에는 이정미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 대표, 서지화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인들 변호사 등이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개식용 문제는 정부의 정책적 의지와 함게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미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정의당 대표)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장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
서지화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인들 변호사

■식용견 농장의 개 학대 및 불법 도축, 어느 정도로 심각한가.

△이정미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정의당 대표)='강아지 공장' 사태가 불거진 이후 전국적으로 실시된 전수조사에서도 식용 개농장의 정확한 실태 파악은 진행되지 않았다.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바닥이 성근 철망으로 된 '뜬장' 속에서 개들은 발이 퉁퉁 붓거나 발이 빠져 다치기 일쑤이며 식용견들은 사료 대신 음식쓰레기를 먹고살기에 각종 질병에 노출돼 있지만 어떤 질환이 있는지 정확한 내용은 확인되고 있지 않고 있다.

△박소연 동물권단체 케어 대표=개농장은 시설, 환경, 관리방식 등 모든 부문에서 동물학대가 심각하다. 사람이 배설물을 치우기 편리하도록 고안된 뜬장에서 3~4마리가 구더기가 들끓는 음식물 쓰레기를 먹으며 살아가기도 한다. 도축은 개농장 한쪽에서 이루어지거나 따로 운영되는 전용 개도살장으로 보내져 도살되는데, 목을 매달거나 때려서 죽이는 방식을 취하는 곳들도 여전히 많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개농장의 개들은 평생을 뜬장에서 한여름의 더위와 한겨울의 추위를 맞으며 음식물 쓰레기와 최소한의 물로 살아간다. 개를 운반하는 과정에서도 작은 철창 케이지에 4~5마리의 개를 구겨넣은 채 최대 32시간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서지화 동물의권리를옹호하는변호사들 변호사=개는 식용목적의 가축 도살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축산물위생관리법'상의 '가축'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개는 식용목적으로 도살할 수 있는 동물이 아니다.식용개의 도살은 대부분 도축장이 아니라 개농장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다른 개들이 보는 앞에서 목을 졸라 죽이거나 전기로 감전시켜 죽게 하는 등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

△허주형 한국동물병원협회장=우리나라에서 개고기는 식품이 아니기 때문에 합법적인 도축이나 인도적인 도축이 이뤄질 수 없어 잔인하게 도축되며, 얼마전 건국대학교 3R 연구소에서 발표한 것처럼 수의사의 적절한 처치가 없기 때문에 항생제 오남용이 심각하다.

■정부가 개입해서 개식용 금지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원복 대표=개식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개식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필요하다. 대통령과 정당 정치인, 그리고 농림축산식품부가 개식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핵심이다. 개식용 금지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 업계, 단체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책임있는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박소연 대표=개식용 산업이 이미 오랫동안 형성돼 있기에 하루아침에 금지법을 개정하고 시행할 수는 없다. 산업을 정리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둔 단계적 금지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나마 사회적 충돌과 저항을 막을 수 있는 합리적 방법이다. 먼저 전수조사를 통해 개농장의 규모, 산업의 규모 등을 파악하고 사육과 도축, 운송, 환경과 위생 등 전 과정의 문제와 불법적 사항들을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지화 변호사=정부가 식용개 농장의 실태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개농장에서 이루어지는 범법행위를 엄중히 단속해야 한다. 다음으로 민관이 협력해 식용개 농장의 문제를 공론화해 식용 금지에 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고 식용개 농장의 폐쇄, 개식용 금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축산법의 적용대상인 '가축'의 정의에서 '개'를 빼는 내용을 축산법을 고쳐야 한다.

△이정미 의원=성소수자문화, 종교문화가 존중받듯이 음식문화와 반려동물 문화 모두 존중받아야 한다. 개식용에 대한 문제가 현재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문화적 접근이 아니라 갈등론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허주형 회장=정부는 개식용을 두고 갈등이 심해지고 있다는 점을 알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있다.농림축산식품부의 근간이 축산농이라는 점도 영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우리나라에서 개고기 문화를 향후 100년이나 더 유지시킬 수 있어 개식용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개식용 단계적 폐지를 위한 방안은

△이정미 대표=개농장을 일시에 폐쇄하는 것은 문화적.비용적으로 불가능하다. 개농장 폐쇄는 개농장주의 생존권 문제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10~20년간의 시간을 두고 자연감소, 사회적 합의와 지원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단계적 폐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개농장의 규모, 종사자수, 자산규모, 위생상태 등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원복 대표=아무 대책 없이 개농장을 강제적으로 폐쇄시키려 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

△허주형 회장=소규모 개농장의 경우 대부분 농장주들이 힘들어 전업하는 경우가 있지만, 기업형 개농장은 오히려 법 위반이 적고 불법행위를 잡아내는 것도 쉽지 않으며, 축산농에 대한 비과세 등이 부여돼 혜택을 받는다. 개를 축산법상 동물에서 제외해 축산업 우대를 받지 못하게 다른 축산동물을 사육할 때 축산업자로 대우를 부여하며 지원을 해야 한다.

△박소연 대표=개식용 종식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농장주들에게 최소한의 지원을 해주며 이들이 단계적 금지에 반대하지 않게 하는 것이 유예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 개식용 산업이 정부에서 권장한 바도 아니기 때문에 보상에 대한 근거는 없지만, 개식용을 찬성하는 사람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서지화 변호사=정부가 농장주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듣고 수렴하고, 다른 축종의 가축사육업이나 농업 등으로 전업을 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 주는 방향으로 접근이 이루어져야 한다.

■개식용 근본해법은 수요를 줄이는 데 있다. 효율적인 수요감소 방안은.

△박소연 대표=보신이라는 맹신 때문에 개고기를 먹는다. 건강과 영양학적으로 보신에 대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과학적 조사결과를 토대로 지속적으로 알려야 한다. 개고기 반대 운동과 그동안 언론 등을 통해 개고기의 비위생적 문제들과 잔인한 학대 등이 알려지면서 수요가 줄고는 있다.

△이원복 대표= 많은 사람들은 애완견과 식용견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유기견, 유실견들이 개고기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개식용 수요를 줄이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 정비에 앞서 국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 계몽, 교육이 더 현실적이다.

△허주형 회장=동물애호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물과 인간의 유대관계 등을 통한 동물관련 활동과 동물보호단체에서 하는 개식용 금지 캠페인 등이 좋은 방향이다.

△이정미 의원=지금도 10명 중 2~3명은 1년에 한번쯤 개고기를 먹고 있지만 이들의 음식문화가 잘못된 것이라고 규정할 수 없다. 반려동물을 또 하나의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인식과 문화의 속도가 빨라지면 빨라질수록 개식용 문화가 빨리 사라질 것이다.

△서지화 변호사=개가 현재 인간과의 관계에서 반려동물이라는 특수한 위치에 있고 이러한 특수성 때문에 개는 식용목적의 동물로 삼을 수 없다는 사회적, 문화적 합의에 이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현 시점에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이정미 의원=전국에 셀 수 없이 많은 개농장이 존재하지만 농장의 시설기준, 도축기준, 개고기의 안전성, 개농장의 위생관리 등에 그 어떤 법적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법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정확한 개농장 농가수 및 농장주 현황과 수익구조, 위생상태, 유통구조 등을 파악하는 기초조사를 바탕으로 개농장의 단계적 폐쇄를 진행해야 한다.

△박소연 대표=정부가 전수조사를 통해 개농장의 규모, 산업의 규모 등을 파악하고 사육과 도축, 운송, 환경과 위생 등 전 과정의 문제와 불법적 사항들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 건축법 위반 등 불법적인 사항을 신고하는 민원해결에 좀 더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이원복 대표=대통령과 정당 정치인,농림축산식품부가 개식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핵심이다.19대 대통령선거에서 여러 대선후보들이 개식용 금지를 정책 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지금의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개식용을 금지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허주형 회장=제일 먼저 보신탕집에 대한 식품위생 조사가 필요하다. 정부에서 관리하는 도축장이 아닌 곳에서 생산한 고기, 즉 밀도살된 모든 동물은 식당에서 사용하지 못하게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부가 행정적으로 제일 먼저 해야 될 일은 축산법상 동물에서 개를 제외하고 동물보호법을 강화해 동물권이 포함되게 해야 한다.

△서지화 변호사= 개를 죽이는 행위는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명백한 범죄행위다. 정부가 이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개농장에 대한 적극적인 단속을 해야 한다.

정리=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camila@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