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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억 수출금융 사기 메이플세미컨덕터 청산유력

강구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8 10:29

수정 2017.09.18 12:29

계속 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 높아...NH투자증권 등 채권자 손실 불가피


메이플세미컨덕터 일지
시기 내용
2008년 삼성전자 출신 기술진 메이플세미컨덕터 설립
2013년 차세대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기술이전 협약 체결
2017년 1월 인천지방법원 부평지청 일반 기업회생 신청 기각
2017년 7월 관세청, 4049억원대 무역금융범죄 혐의 적발. 대표 등 구속
2017년 7월 서울회생법원, 인가전 M&A 조건부 회생절차 개시 결정
2017년 9월 조사위원, 서울회생법원에 청산가치가 높다고 보고


메이플세미컨덕터 금융투자업계 주요 투자 현황 (지난해말 기준)
(주, %)
투자자 주식수 지분율
NH투자증권-큐캐피탈 14만2860 11.88
미래에셋대우 주식회사(신탁) 11만1891 9.3
미래에셋대우증권 2만1429 1.78
IBK중소기업은행 5만4540 4.53
IBK투자증권 8900 0.74
한국증권금융 1만7000 1.41
기술보증기금 4만3000 3.57
4000억원 규모 수출금융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반도체 강소기업 메이플세미컨덕터의 청산이 유력해졌다. 가치 산정 등을 맡을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 조사 결과 계속 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한 매각도 불가능한 만큼 NH투자증권 등 채권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메이플세미컨덕터의 조사위원인 삼일회계법인은 7월부터 9월 초까지 조사한 결과 내용을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보고 했다. 계속 기업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높게 나왔다는 내용이다.

메이플세미컨덕터는 전력 반도체와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조사 결과 시장 진입 장벽이 낮은 기초 실리콘 기술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도 조사 때부터 회계 임원을 맡은 1명만 남아 있어 인적자원도 전무한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특허는 가지고 있지만 핵심 기술이 아닌 기초 수준에 불과해 M&A 대상으로서 의미는 전혀 없다”며 “인적 자원도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서울회생법원은 메이플세미컨덕터에 대해 인가전 M&A 조건부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지만, 수출금융 사기가 알려지기 전인 6월 이전 기준 자료에 근거한 만큼 신뢰성 문제가 있었다. 지난 1월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청은 일반 기업회생 신청과 관련 기각한 바 있다.

이에 법원은 메이플세미컨덕터에 대한 청산 결정을 조만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채권자의 대규모 손실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NH투자증권과 큐캐피탈이 공동으로 운용하는 사모펀드는 지난해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형태로 메이플세미컨덕터에 100억원을 투자, 총 11.88%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는 재무적투자자(FI)중 가장 큰 규모다. 이 펀드는 2000억원 규모로 큐캐피탈, NH투자증권이 GP(운용사)로 국민연금 등이 LP(출자자)로 참여했다. 국민연금은 출자금으로 1400억원을 약정해 가장 큰 투자자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메이플세미컨덕터 우선주로 2만1429주(지분율 1.78%), 보통주 11만1891주(9.30%)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보유한 메이플세미컨덕터 지분은 자기자본 투자가 아닌 미래에셋대우를 통해 자금을 맡긴 고객의 돈이다. 규모는 약 60억원으로 알려졌다. 위플러스자산운용(옛 첼시자산운용)이 2016년 5월 설정한 펀드도 메이플세미컨덕터에 10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이 중 한국증권금융이 보통주 1만7000주(1.41%)를 수탁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어 IBK투자증권이 보통주 8900주(0.74%), IBK중소기업은행이 우선주 5만4540주(4.53%)를 보유하고 있다.
기술보증기금은 2011년 15억원을 투자해 우선주 4만3000주(3.57%)를 가지고 있다.

은행들도 수 백억원 규모 피해가 예상된다.
기업은행은 약 200억원, 신한은행은 약 33억원의 익스포저(위험노출액)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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