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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군인.소방관 특수직공무원 우울증 갈수록 '심각'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8 16:54

수정 2017.09.18 16:54

한국당 이만희 의원, "직무특성상 충격적 경험많아 우울증,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많아"
경찰, 군인, 소방관 등은 특수직 공무원들의 우울증 진료가 갈수록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들 직업군은 직무 특성상 구난 및 구조 과정에서의 참사 등 충격적 경험에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어 우울증 및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장 많이 겪고 있는 실정이다.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특수직 공무원의 우울증 진료현황'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은 사람의 경우 지난 2013년 1607명에서 2016년 2252명으로 최근 4년간 40% 증가했다.

직종별로는 해양경찰이 64.1%로 가장 많은 증가폭을 보였고 육군 63%, 공군 45.2%, 해군 40%, 경찰 29.4%, 소방관 19.7%순이었다.

외상으로 심한 감정적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때 나타나는 질환인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료받은 특수직 공무원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13년 92명에서 2016년 136명으로 최근 4년간 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종별로 보면 공군이 2013년 1명에서 2016년 11명으로 급증했으며 해경 2배, 경찰 1.7배, 육군 78.6%, 소방대원 54.1% 늘어났다.


특히 해양경찰의 경우 해상에서 육지의 소방업무와 경찰업무를 겸하고 있어 근무강도가 세고 상대적으로 위험한 환경에 노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부족으로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별도로 운영중인 치료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 일본의 경우 해양경찰이나 소방공무원 등 특수직 공무원들을 위해 별도로 정신과 의사와 심리치료사를 두고, 끔찍한 참사 현장에 다녀온 공무원들에게 의무적으로 상담을 받도록 해주고 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미국의 경우 사망 사고를 목격한 공무원은 3일 이내 정신과 상담을 받도록 하고 있고 지역 보건센터에서 건강·스트레스 관리를 해주고 있다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이만희 의원은 "위험에 많이 노출되어 정신적 스트레스와 질환을 겪는 해양경찰 등 특수직 공무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군인, 해경, 경찰, 소방관들의 건강권 확보는 곧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과 직결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특수직 공무원들이 직무 수행으로 인해 발생한 심리적 고통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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