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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 연휴에 해외여행 급증, 여행수지 적자 사상최대 전망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8 17:24

수정 2017.09.18 17:24

중국인 관광객은 줄고 출국자 100만명 넘을듯
최장 연휴에 해외여행 급증, 여행수지 적자 사상최대 전망

'열흘에 달하는 역대 최장 기간의 황금연휴'가 뜻하지 않게 사상 최대 여행수지 적자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임시배치' 영향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황금연휴 동안 해외여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휴 동안 해외소비가 늘어나면 여행수지 적자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북핵 리스크(위험)'가 지속되면서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관광객들 유입도 줄고 있다.

■최장 연휴, 여행적자 늘리나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여행수지 적자는 17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16억5000만달러 적자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적자다.
지난해 7월 12억8000만달러와 전월 13억9000만달러에 비해서도 악화됐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한은의 분석이다.

이 같은 여행수지 악화는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오는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9월 30일(토요일)부터 한글날인 10월 9일까지 열흘에 달하는 역대 최장 기간의 황금연휴가 가능해졌다. 정부는 이번 연휴를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사상 최장의 연휴에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해외여행이다.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해외여행이 늘면 여행수지 적자폭이 덩달아 늘게 된다.

하나투어의 올 추석 연휴 여행상품 예약자는 7만5000여명으로 지난해 추석 때에 비해 36% 늘었다. 인터파크투어에서도 추석 연휴 여행 예약이 두 배 늘었다. 연휴 기간이 두 배 이상 늘고 지난해 대비 증가한 예약률을 감안하면 올 추석 연휴 출국자는 지난해 46만명의 2배가 넘는 100만명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국경절 특수 없어

늘어나는 해외여행 및 해외소비를 상쇄할 수 있는 중국인 관광객 입국은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국경절과 추석이 있는 9~10월은 중국에서도 '황금연휴'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국경절 연휴인 10월 1~7일 인천공항 입국자수는 60만명을 넘었으며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25만명 수준이었다. 덕분에 당시 면세점과 백화점의 매출이 10% 이상 성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사드 배치'의 영향을 받아 이 기간 중국인 관광객의 대거 입국과 이에 따른 내수시장 특수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더불어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지난 3월 이후 중국인 관광객뿐만 아니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 전체 외국인의 입국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입국자수를 보면 100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8%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 입국자는 28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3%가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으며 일본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이 각각 8.4%, 21.3%, 39.4%, 45.2%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유럽 관광객이 보완해줄 것으로 봤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이들 관광객들의 입국도 4월 이후 줄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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