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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3년간의 임기 마친 백기승 前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公-민간 칸막이 보안정보 공유하라"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19 20:26

수정 2017.09.19 20:26

[fn이사람] 3년간의 임기 마친 백기승 前 한국인터넷진흥원 원장

지난 10일 3년간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 임기를 마친 백기승 전 원장이 19일 지난 3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백기승 전 원장은 사이버 공격으로 더 이상 개인의 신상정보 유출 정도를 걱정하는 시대가 아니어서 백신 같은 프로그램으로 막을 수 있는 시대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이버 위협은 물리적 전쟁보다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게 백 전 원장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개인, 정보보호 기업들이 손을 맞잡고 범국가 차원에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전 원장은 "공공기관만이 아니라 최근에는 민간기업으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는 공공기관, 민간기업, 금융기관이 각자 영역에서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 모든 기관이 한데 모여 사이버위협 대응책을 마련해야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백 전 원장은 정보보호 기관 간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공공기관의 경우 국정원, 민간기업은 KISA, 군부대는 국방부가 정보보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융기관은 별도의 제도를 마련해 보안업무를 담당한다.

특히 국정원이나 군은 조직 특성상 외부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꺼리는데 사이버 공격에 대한 정보라도 공유해야 한다는 게 백 전 원장의 주장이다. 최근의 사이버 공격은 이처럼 분야를 가려가며 공격하지 않거니와 각 기관들이 사이버공격의 패턴을 공유하고 업그레이드해야 사이버 위협에 대응할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백 전 원장이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은 국정원이나 군이 수집한 침해사고 사례 등을 KISA가 공유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국내 보안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는 첫걸음이라는 게 백 전 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정보보호기관 사이의 칸막이를 거두고 침해사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전 원장은 원장 재임 기간에 느낀 바를 정리해 '혁신국가의 적들'이라는 책을 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정부 주도 4차 산업혁명의 문제점, 장기적인 4차 산업혁명 전략 부재 등을 꼬집었다.

사실 백 전 원장은 취임 당시 '낙하산'이라는 비판을 받던 인물이다. 정보보호 분야와 전혀 관계없는 홍보전문가 출신인 그가 KISA 원장에 취임했을 때 곳곳에서 비전문가 원장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그는 스스로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라며 낙하산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게다가 본인이 비전문가였기 때문에 외부 시선으로 KISA를 바라볼 수 있었고, 안에서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볼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 덕분에 백 전 원장은 KISA 역사상 최초로 임기를 모두 마친 원장이 됐다.

한편 정부는 KISA 후임 원장 선임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후임 원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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