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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레저] 겨울을 기다리는 평창, 구석구석 강원도의 멋과 맛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1 19:49

수정 2017.09.21 19:49

평창동계올림픽 손님맞이 한창인 평창.강릉.정선을 가다
평평하고 드넓은 고장, 평창
전통의 아름다움 간직한 강릉
선한 사람들의 고향, 정선
강릉 안목해변 사진=조용철 기자
강릉 안목해변 사진=조용철 기자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사진=조용철 기자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사진=조용철 기자

【 평창(강원)=조용철 기자】 세계인의 축제,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1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정선, 강릉은 수려한 풍광과 한국 고유의 정서를 간직한 도시다. 동계스포츠가 열리는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함께 선비의 사랑을 독차지했던 전통과 예술, 아리랑의 선율을 타고 흐르는 따뜻한 정과 활기가 어우러지면서 세 도시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강원도는 대회 기간동안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관광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평평하고 드넓은 고장, 평창

평평하고 드넓으며 아름다운 고장이라는 의미를 가진 평창은 전체 면적 가운데 65%가 해발 700m 이상의 고원으로 이뤄졌다. 오대산의 정기와 대관령의 푸른 초원을 품고 사계절 내내 생동감 있는 풍경과 다양한 자연의 산물을 선사한다.
청옥의 향취가 밴 청옥산 선자령의 육백마지기는 구름 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평지다. 바닷바람과 산바람이 만나는 명소로 봄, 여름이면 맑게 지나는 고원의 바람을 여행객들에게 선사한다. 가을엔 고랭지 배추의 풍경을, 겨울이면 함박눈이 쌓인 평창을 느낄 수 있다.

대관령 양떼목장에서 하얀 양들이 푸른 초지에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경은 마치 맑고 투명한 수채화 물감으로 그린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어린 양들에게 건초먹이를 주는 체험은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다.

봉평면 마을 곳곳에 조성된 메밀꽃밭은 푸른 풀밭에 마치 하얀 소금을 흩뿌려놓은 듯한 장면을 연출하며 보는 이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만든다. 메밀전, 메밀막국수 등을 별미로 맛볼 수 있다.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실제 배경인 봉평은 해마다 9월이면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핀 가운데 평창 효석문화제가 열린다. 토속적이고 서정적인 가산(可山) 문학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문학 프로그램뿐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이자 아름다운 숲길로 유명한 월정사 전나무숲길에선 청정한 자연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다. 전나무숲길을 걷다보면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다람쥐를 종종 만날 수 있다. 겁도 없이 간식을 들고 있는 여행객들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대관령에 첫 서리가 내리면 평창은 겨울축제 준비로 들썩인다. 우리나라 최대의 송어 양식지인 평창은 송어축제 기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손으로 직접 살아있는 송어를 잡으며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체험을 한다. 눈과 얼음을 주제로 열리는 대관령눈꽃축제는 축제를 즐기는 여행객들 스스로 축제를 빛낸다. 다양한 겨울놀이 체험과 더불어 대형 눈조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썰매를 타며 평창 사람들이 긴 겨울을 나며 터득한 삶의 지혜를 체험할 수 있다.

월정사 전나무숲길 사진=조용철 기자
월정사 전나무숲길 사진=조용철 기자

봉평 메밀꽃밭 사진=조용철 기자
봉평 메밀꽃밭 사진=조용철 기자

평창 육백마지기.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의 관광 명소들. 맨위부터 강릉 안목해변,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월정사 전나무숲길, 봉평 메밀꽃밭, 평창 육백마지기. 사진=조용철 기자
평창 육백마지기. 내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평창, 강릉, 정선의 관광 명소들. 맨위부터 강릉 안목해변,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 월정사 전나무숲길, 봉평 메밀꽃밭, 평창 육백마지기. 사진=조용철 기자

■전통의 아름다움 간직한 강릉

강릉은 깊고 푸른 바다 문화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빙상 경기 전 종목이 진행되는 강릉은 신사임당, 허난설헌이라는 걸출한 여성 예술가와 함께 율곡 이이, 허균 등을 배출한 문화.예향의 도시로 유명하다. 이들 오누이는 아버지 허엽과 장남 허성, 그리고 허봉과 함께 허씨 5문장가를 이뤄 글 잘짓고 학문하는 것을 자랑거리로 삼는 강릉 초당에서 살면서 경포호의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시를 읊고 문학성을 키워 나갔다. 특히 막내 허균의 시 '경포호를 그리워하며'에서 '내 집은 경포호의 서쪽에 있으니 바위돌 골짜기들이 회계명산과 같아라'라고 하는 등 여러 작품을 통해 강릉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그들이 사랑한 풍경은 여행객들에게 평화로운 여유와 색다른 영감을 선사한다. 강원 동해안 8곳의 명승지를 뜻하는 관동팔경 중 하나인 경포대를 배경으로 곳곳에 그들의 숨결이 남아있다.

물이 깨끗해 거울 같은 호수로 불리는 경포호는 강릉의 낭만을 전하는 명소다. 수많은 시인들이 이곳에서 달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다고 한다. 경포호를 찾는 여행객은 5개의 달을 만나볼 수 있다. 경포대 정자에 사랑하는 사람과 마주 앉아 있으면 하늘과 바다, 호수와 술잔, 사랑하는 사람의 눈동자에 5개의 달이 뜬다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른다. 매일 새벽 초당 두부마을에선 동해 바닷물로 따끈한 두부를 만들어 여행객을 맞이한다.

강릉은 커피의 도시로도 유명하다. 경포호 인근 경포해수욕장의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커피거리와 함께 드넓은 안목해변이 펼쳐진다. 다른 해변과 다르게 안목해변은 횟집보다는 개성 넘치고 화려한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안목해변을 바라보며 커피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커피의 거리엔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하얀 모래사장과 함께 에메랄드빛 바다가 펼쳐진다. 커피거리는 과거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연인들이 자판기 커피 한잔으로 사랑을 속삭이던 데이트 코스다. 현재는 줄지어있던 자판기가 사라지고 커피 전문점이 빼곡히 자리 잡았지만 커피향과 바닷내음을 맡으며 가족, 연인, 친구들과 추억을 만드는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은 변함없다.

■선한 사람들의 고향, 정선

닭 울음소리가 온 고을을 메우고 이웃집 닭이 살쪄도 훔쳐가는 이가 없는 곳, 단조롭고 느린 아리랑 가락을 닮은 선한 사람들의 고장인 정선은 정겹고 따뜻한 마을이다. 정선아리랑의 발원지인 아우라지는 송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장소다. 조선시대엔 한양으로 향하는 뗏목이 출발하는 장소이자, 배가 들어오던 나루였던 아우라지를 중심으로 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해방 이후 정선은 탄광업의 중심지로 자리잡으면서 시장과 도시가 활기를 띄었다.

한때 석탄을 실어 나른 옛길이던 운탄고도는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정선아리랑시장엔 옛 지게꾼들이 높은 태백산맥을 넘어가며 팔았던 약재와 단오에 먹었던 수리취떡, 쫄깃한 메밀 면발이 콧등을 친다는 콧등치기 국수 등 소박한 먹거리 좌판이 옹기종기 들어앉아 있다.
순메밀 비빔국수 사진=조용철 기자
순메밀 비빔국수 사진=조용철 기자

yc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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