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은 당장 '정치적 금도를 벗어난 최악의 막말'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야당인 국민의당도 망언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는 등 정국이 얼어붙고 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대 정치보복은 이명박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한 것'이라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발언에 대해 "이 말은 또 무슨 궤변인가"라고 운을 뗐다.
정 의원은 "노무현을 이명박이 죽였단 말인가"라며 "노무현의 자살이 이명박 때문이란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노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씨와 아들이 박연차 씨로부터 수백만 달러의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 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것이 이명박 대통령 책임이란 말인가. 그래서 그 한을 풀겠다고 지금 이 난장을 벌이는 것인가"라며 "적폐 청산을 내걸고 정치보복의 헌 칼을 휘두르는 망나니 굿판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가 '개인사찰'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한 개그우먼 김미화 씨가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대통령 표창을 받은 뒤 밝게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린 뒤 "어이 상실"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우파의 적폐가 있으면 좌파의 적폐도 있을 터"라며 "불공정한 적폐청산은 갈등과 분열, 사회적 혼란만 남길 뿐이다"라고도 했다.
여권은 당장 발끈했다.
정확한 내용도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인에 대한 망언을 여과없이 쏟아냄으로써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형언할 수 없는 최악의 막말로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며 "정 의원은 정치적, 법적,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아방궁' 발언으로 노 전 대통령을 괴롭히더니 정 의원까지 파렴치한의 대열에 합세했다"며 "정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이자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당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당 간사인 이용주 의원은 개인 논평을 내고 "정 의원은 노 전대통령에 대한 망언에 대해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용서할 수 없는 막말로 고인과 가족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며, 적폐청산을 갈망하는 촛불 민심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원은 최악의 막말로 노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만큼 정치적, 법적, 도의적 책임과 함께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 앞에게 즉각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즉각 사실관계 및 법리 검토를 통해 '사자(死者)에 대한 명예훼손죄'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최근 이명박 정부시절 각종 '블랙리스트' 등 국가정보원의 정치공작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을 향하는 것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도 부연했다.
또 "검찰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당시 청와대 관계자들에 대한 성역 없는 재수사를 통해 국가정보원법상 정치관여, 직권남용 등 위법 여부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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