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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고등교육의 희망사다리, 국가장학금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4 16:40

수정 2017.09.24 16:40

[차관칼럼] 고등교육의 희망사다리, 국가장학금

선진국과 비교해 높은 계층이동성은 우리 사회의 자부심이었다. 어려운 경제적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서 뜻을 펼친 성공신화를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청년세대를 향해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등록금과 생활비 마련을 위해 고단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 그리고 얼마 전 등록금 부담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족의 사연까지….

대한민국 청년들의 현주소를 보며 가슴이 아팠고 우리 사회의 계층사다리를 복원하는 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그동안 정부는 국가장학금 제도를 통해 소득수준에 따라 기초~8분위까지 등록금을 지원, 실질적인 등록금 부담 경감을 위해 노력해 왔다. 소득과 연계해 학생에게 직접 지원하는 것 외에도 대학의 등록금 동결.인하, 교내장학금 확충 등 대학 자체 노력을 유도해 왔으며 다자녀.지방인재 장학금 등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대상을 위한 국가장학금도 운영하고 있다.

2012년 1조7000억원으로 시작한 국가장학금 예산은 2017년 3조6000억원까지 증액됐고 교내 장학금 증가도 유도해 대학의 자체 장학금은 2017년 2조3000억원까지 증액됐다.
대학 내 다양한 장학금이 신설됐고, 경제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한 어머니가 국가장학금을 통해 장애를 가진 두 아들을 동시에 대학에 보냈다는 훈훈한 이야기도 들려왔다. 이 제도로 매년 100만명 이상의 대학생이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덜고 있으며 약 56만명의 학생들이 등록금의 절반 이상을 지원받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면 반값 등록금을 체감하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제까지는 대학등록금 총액(14조원, 2011년 기준) 대비 정부재원 장학금이 절반 이상 지원(7조2000억원)돼 반값 등록금이 완성됐다고 했으나 여전히 고지서상 반값 등록금이 실현되지 못한 학생이 많다.

새 정부는 이 같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국가장학금을 통한 등록금 부담 경감이 대학생과 학부모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

먼저 현재보다 더 많은 학생들의 실질적인 반값 등록금을 달성하고자 한다. 소득수준이 낮은 대학생부터 국가장학금 지원금액을 점차 늘려 등록금 절반 이상을 지원받는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등록금 절반 수준의 지원대상을 현재 기초~3분위에서 4분위까지 확대하고 단계적으로 분위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또 저소득층.지역인재를 대상으로 보다 두텁게 지원하고자 한다. 특히 저소득층.지방고 졸업자의 지방 의대 진학 시 진학기회 확대와 함께 장학금 지원까지 이어지게 함으로써 경제적 여건이 꿈을 펼치는 데 장해물이 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장학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총 1조원의 예산을 추가로 투입한다는 내용이 문재인정부 5개년 계획에 포함됐다.
앞으로 국가장학금 지원 외에도 근로장학금을 통한 생활비 지원과 저금리의 학자금 대출 등 다양한 학자금 지원정책으로 등록금 및 생활비 부담 경감을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다.

새 정부는 유아에서 대학까지 국가 책임을 확대한다는 정책목표에 따라 각종 제도를 설계하고 있다.
국가장학금이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우리 사회의 건전한 계층이동을 촉진시키는 희망사다리가 돼 '사람이 먼저다'라는 가치가 고등교육분야에서도 실현될 수 있기를 바란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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