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애플 신제품 실망에 시총 500억弗 증발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4 17:25

수정 2017.09.24 17:25

아이폰X.아이폰8 디자인 애플워치3 통신연결 결함
애플TV 영상품질 저하 등 가격대비 혁신 평가 절하
【 로스앤젤레스=서혜진 특파원】 애플이 아이폰텐(아이폰X) 등 신제품을 발표한지 열흘만에 시가총액이 500억달러(액 56조7250억원) 넘게 증발했다. 기대만큼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평가와 함께 부진한 수요, 신제품의 잇단 결함 문제 등에 따른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결과가 오히려 아이폰X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CNBC가 데이터제공업체 팩트셋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애플 시총은 아이폰X가 공개된 지난 12일부터 22일까지 열흘간 500억달러 넘게 날아갔다.

애플 주가는 아이폰X와 아이폰8, 아이폰8플러스, 애플워치3, 애플TV 4K를 공개한 지난 12일 주당 160.86달러에서 하락세를 시작해 지난 22일 151.89달러로 마감해 총 5.6% 떨어졌다.

애플 주가는 올들어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이달 들어선 아이폰X 출시를 앞둔 기대감에 힘입어 지난 1일 164.05달러로 사상 최고 종가를 찍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 여파로 애플 시총은 12일 발표 전날 8349억달러에서 22일 7825억달러로 524억달러가 증발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지난 5월 9일 시총 8000억달러 고지를 돌파했다가 넉 달 만에 후퇴하게 됐으며 내년 초 '꿈의 시총'이라는 1조달러 돌파 전망에도 힘이 빠지게 됐다.

이같은 결과는 이번에 출시된 신제품에 대한 평가가 기대만큼 좋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마켓워치는 "이번 출시는 크게 기대 됐지만 지금까지의 평가는 미지근하다"라며 "애플이 기대보다 부진한 피드백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전문가들이 이번에는 특별히 실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이폰8 디자인 문제와 애플워치3의 통신연결 결함, 애플TV의 영상 품질 문제 등이 잇따라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폰X이 999달러(약 113만원)라는 비싼 가격에 비해 신기능은 그만큼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실망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X과 동시에 공개된 아이폰8 역시 22일 미국, 중국, 호주, 영국 등에서 출시됐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그러나 월가는 아직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애플 브랜드에 대한 높은 고객 충성도와 함께 다가올 분기에 애플이 세운 판매량과 매출 등 목표치가 여전히 달성될 것이라는 믿음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마이클 올슨 파이퍼 애널리스트는 지난 22일 애플의 주가 전망을 190달러에서 196달러로 상향 조정하고 "아이폰8과 아이폰X의 높은 가격에 힘입어 애플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진한 수요가 오히려 아이폰X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씨티그룹의 짐 수바는 "고객들이 아이폰X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이전의 신제품 공개 때보다 (구매하기 위한) 줄이 더 짧아진 것이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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