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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공 아니어도 즐겁게 일할 수 있어야"..호주 바리스타 최연소 챔피언 하진규씨

강수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02 10:30

수정 2017.10.02 10:30

호주 바리스타 최연소 챔피언이 된 하진규씨(왼쪽)가 최근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열린 바리스타 대회에서 호주 남부 대표로 선발된 후 기뻐하고 있다.
호주 바리스타 최연소 챔피언이 된 하진규씨(왼쪽)가 최근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열린 바리스타 대회에서 호주 남부 대표로 선발된 후 기뻐하고 있다.

“자신의 전공이 아니더라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포기하지 말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부산시교육청이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현장학습’ 출신 하진규씨(21)가 최근 호주 남부 대표를 선발하기 위해 빅토리아주 멜버른에서 열린 바리스타 대회에서 최연소 챔피언이 됐다. 지금까지 최연소 챔피언은 22세였다.

하씨는 지난 2012년 3월 동의공고에 입학해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결과 2014년 부산시교육청의 글로벌 현장학습 파견학생으로 선정됐다. 그해 11월 부산을 떠나 3개월 동안 호주 시드니에서 글로벌 현장학습을 했다.


다음해 2월 고교를 졸업한 그는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퍼스에서 타일 시공업체인 알파 타일링에서 근무했으나 자신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고 힘들어 전직을 고민했다고 한다.

하씨는 2일 “호주 멜버른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친누나의 '커피는 바리스타의 역량에 따라 맛이 좌우되며 커피에 답은 없다’는 말에 매료돼 바리스타로 전공을 바꾸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커피의 도시로 불리는 멜버른의 한인식당에서 일하며 영어에 자신감을 얻은 후 시급이 높은 호주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옮겼다. 이곳에서 운 좋게도 호주 컵 테이스터스 챔피언인 스승을 만나 주방보조로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씨는 “바리스타 월드 챔피언을 목표로 이번 빅토리아주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한 달 반 동안 맹 연습을 했다”며 “연습은 근무를 마친 시간인 오후 6시30분부터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했으며, 대회를 앞둔 한 주 동안은 아침부터 오후 8∼9시, 때로는 밤까지도 연습에 몰두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하씨가 이수한 글로벌 현장학습은 부산시교육청이 미래 지역사회 일꾼인 특성화고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8년째 매년 부산시에서 인적자원개발기금 1억6000만원을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양성 프로그램이다. 지난해까지 특성화고 학생 172명을 글로벌 현장학습 대상자로 선발해 호주로 파견, 이 가운데 82명의 학생이 현재 현지에서 취업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다.

하씨는 글로벌 현장학습 후배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연습기간에는 혀의 팔레트 초기화를 위해 짜고, 맵고, 단 음식을 먹지 않고 올리브 오일로 드레싱한 샐러드와 찐 감자, 삶은 달걀을 한 달 동안 먹다보니 몸무게가 7kg 줄기도 했다"며 "호주에서 생활은 하루하루 서바이벌 하는 것 같이 바쁘고 힘들지만, 그 과정을 넘기면 돈과 명예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으니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하씨는 내년 3월 22일 열리는 호주 내셔널대회에 남부 대표로 참가한다.
이 대회에서 호주 대표로 선발되면 인터내셔널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된다.

sr52@fnnews.com 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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