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신인석 금통위원 "현재 기준금리 충분히 낮아…중립금리 하회"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7 15:10

수정 2017.09.27 16:21

신인석 금통위원 "현재 기준금리 충분히 낮아…중립금리 하회"
신인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진)은 27일 "현재 기준금리가 충분히 낮아 중립금리를 하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위원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은 삼성 본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론상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낮으면 소비,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가 활발해야 하지만 소비와 설비투자는 지난해까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면서 "경제에 '역풍'이 지속되고 있어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충분히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립금리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경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금리 수준을 의미한다. 수년간의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사상 최저치로 떨어진 금리인상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후 상당수 경제주체들이 과도하게 쌓아온 부채를 감축하는 과정에서 중립금리가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 소비와 투자를 줄이다보니 지출이 줄고 저축이 증가한 영향으로 균형금리(중립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세계경제와 동조화 흐름을 우리나라 역시 이같은 흐름을 피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신 위원은 실제 '위기 후 조정과정'의 결과로 중립금리가 하락한 경우라면 오히려 경제에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언젠가 부채감축에 따른 '역풍'이 멈추게 되면 소비와 투자가 정상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중립금리 하락현상이 해소돼 장기간 완화적이었던 통화정책 기조도 변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와함께 그가 중립금리 하락의 요인으로 언급한 건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소비성향 하락이다.

신 위원은 2012년 이후 가계소비성향 하락은 주택보유가계가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06~2010년 당시 주택 소유 여부와 소비성향간 관계를 발견하기 어려웠지만 2011~2016년간에는 주택보유가계의 소비성향이 무주택가계에 비해 뚜렷하게 낮았다는 것이다.

신 위원은 최근의 가계 소비행태를 설명하기 위해선 주택시장 가격추이, 2012년 무렵 가계부채의 연령구조 등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우리나라 주택가격은 최근 2년 상승세를 보였지만 긴 시계로 보면 2012~2014년 상당폭의 가격 하락이 있었다"며 "소형아파트 가격은 최근 상승속도가 빨라서 예전 고점을 넘어선 상태지만 중형 이상 아파트 가격은 지역별 차이가 있는 가운데 예전 수준이거나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우리나라도 2012년 이후 주택가치에 하락에 따른 소규모 조정과정을 거쳤다는 것이 신 위원의 분석이다.

다만, 가계소비성향 하락이 5년간 지속되며 소비조정이 상당기간 진행된데다 2015년 이후 소형아파트 주도의 가격상승으로 전체 아파트 가격지수가 예전 수준을 넘어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의 완료를 조심스럽게 기대할 만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신 위원은 "향후 주택가격과 가계부채가 안정돼 새로운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필요하다"면서 "주택시장의 안정은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안정만이 아니라 거시안정을 위해서도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신 위원은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북핵리스크 등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들로 꼽았다.


그는 "과거의 위험요인에 새로이 등장한 위험요인이 종합돼 나타날 우리 거시경제의 향후 모습은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어렵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