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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대북 경고메세지 담아... '보여주기'라는 비난도

문형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09.28 14:36

수정 2017.09.28 14:50

창군 최초 해군기지 실시, 현무, 에이태킴스 등 육해공 전력무기 한 곳에 공개
급작스런 행사 게획 변경 등 보여주기식 이라는 지적도 제기
국군 장병들이 지난 25일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 연병장에서 69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예행연습을 위해 도열해 있다. /사진=문형철 기자
국군 장병들이 지난 25일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 연병장에서 69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 예행연습을 위해 도열해 있다. /사진=문형철 기자

건군 제69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28일 오전 경기도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 거행됐다. 창군 이후 해군기지에서 국군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해이지만 국국의 날 기념행사는 소규모로 진행됐다. 그러나 육·해·공군의 전략무기를 한 곳에서 공개했다는 점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메세지를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군의 날 기념행사는 1956년 시작돼 1978년까지 매년 대규모로 실시해 왔다. 1993년부터는 대통령 취임 연도에 맞춰 5년 주기로만 대규모 행사를 실시해 왔고, 나머지 해에는 육·해·공군 본부가 모여있는 계룡대에서 소규모로 실시됐다.

군은 이날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3축 체계'(킬체인·미사일방어체계·대량응징보복체계)의 핵심 전력을 대거 공개했다.

현무-2 계열 탄도미사일, 현무-3 순항미사일, 에이태킴스(ATACMS) 지대지미사일, 패트리엇(PAC-2) 요격미사일,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타우러스·슬램-ER 공대지미사일 등이 행사장에 전시됐다.

행사장 뒷편 항구에는 우리 해군이 보유한 1만4500t급 대형수송함 독도함과 1800t급 잠수함 김좌진함이 정박해 위용을 과시했고, 하늘에서는 회전익과 고정익 항공기 53대가 저공 비행했다.

육군은 지난해 5월부터 순차적으로 도입한 세계 최강의 아파치(AH-64) 공격헬기 7대를 기동 시범에 참가시켰고, 공군은 F-15K 전투기 8대, KF-16 전투기 7대를, 해군은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1대, P-3C 해상초계기 2대를 동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급작스런 행사계획 변경 등 '보여주기식 기념행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남대학교 김동엽 교수는 "군의 전력을 골고루 보여주는 현장 위주의 장소를 찾아 개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면서도 "계룡대에서 평택항으로 장소가 변경되면서 행사 내용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는 뚜렷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국군의 날 행사 장소를 평택항으로 변경하면서 숙소로 차출된 독도함과 2척의 상륙함, 그리고 함 행동이 변경된 다수의 함정 승조원에게 누가 어떤 목소리로 양해를 구했는지 궁금하다"면서 "여름휴가를 함께 보내지 못한 가족들과 여행계획을 잡아놓은 부사관 가장과 첫 휴가에 들떠 있을 신병과 이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었을 것이다. 그 가족들이 TV에서 국군의 날 행사를 어떻게 볼지 자못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념행사는 북한의 6차 핵실험이 이뤄진 뒤인 지난 8일, D-day를 불과 20일 앞둔시점에서 돌연 행사장소가 계룡대에서 2함대사령부로 변경됐다. 2함대사령부는 계룡대와 달리 사열단이 없어, 추가경비를 줄이기 위해 군 당국은 공병대를 투입하고 각 군의 반납 예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군의 날은 6·25 전쟁 당시 국군이 38선 돌파한 10월 1일로 기념해 왔지만, 올해는 추석 연휴와 겹쳐 나흘 앞당겨 개최됐다.

captinm@fnnews.com 문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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