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셀 코리아' 작은 가능성도 미리 차단해야

펀더멘털 좋다고 방심말고 외국인 움직임을 주시해야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심상치 않다. 이번주 들어 외국인은 국고채 등 채권을 3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역대 최대 규모다. 8월 한 달간 순매도 금액과 맞먹는다. 28일 코스피도 8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외국인은 이 기간 1조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국가 부도 위험을 보여주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년7개월 만에 최고치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는 28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사상 최대의 외화보유액과 양호한 대외건전성, 국제 신용평가사의 우수한 신용등급 평가 등 한국 경제는 견실하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IR)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경제는 북핵 도발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튼튼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외국인 대량매도 배경을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북핵 불확실성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꼽힌다. 연말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열흘짜리 추석 연휴를 앞두고 외국인이 위험관리에 나섰다는 얘기도 나온다.

단기간의 대량매도를 두고 본격적인 '셀(sell) 코리아'(외국인 자금 이탈)라고 단정짓기는 이르다. 북핵 위기에도 외국인은 올 들어 국내 주식을 계속 사들였다.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이 34.91%(26일 기준 617조원)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휴 기간 발표될 수출, 설비투자 등 국내 경제지표도 양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금융의 속성은 도미노와 같아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한국을 위험하게 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고를 보냈다. 과거의 경험으로 금융시장을 판단하면 '블랙스완'(확률은 매우 낮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을 가져오는 사건)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경제는 현재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진입하고 있지만 완연한 회복세로 보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자칫 작은 충격에도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 북핵 리스크가 외국인 자금이탈로 이어져 실물경제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은 막아야 한다. 셀코리아 가능성은 낮지만 작은 가능성이라도 미리 차단하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