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사이버 리스크 증가하지만...관련 보험시장 성장은 더뎌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4 10:00

수정 2017.10.14 10:00

사이버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이버 리스크를 보장해주는 사이버 리스크 보험시장의 성장이 더디다. 사이버 리스크 피해와 그 보장에 대한 범위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으면서 사이버 리스크 보험상품의 주된 가입자이어야 할 기업들의 보험상품 가입 필요인식도 낮아서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권 사이버 리스크는 사고 발생시 피해 대상과 피해 규모가 다른 분야에 비해 월등히 크다. 또 사이버 리스크 범위도 기업정보훼손이나 개인정보침해 등에 한정되지 않고 복잡해지는 추세다.

이런 사이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 사이버 리스크 보험시장의 성장세는 더딘 편이다.

독일 알리안츠그룹은 전 세계 사이버 보험 시장이 오는 2025년까지 200억 달러 이상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지만 이 전망 만큼 관련 시장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해를 기준으로 세계적인 보험 선진국인 미국의 경우에도 전체 미국 기업 중 29%만이 사이버 보험에 가입했으며 이들이 가입한 사이버 보험의 보장범위도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북한의 사이버테러 등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지만 관련 상품 출시나 기업들의 사이버 리스크 보험상품 가입은 손에 꼽을 정도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이버테러에 의한 금융기관 해킹은 국민의 재산에 대규모 손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시스템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다"면서도 "관련 보험상품이나 기업들의 대비가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사이버 리스크 보험상품 가입률이 낮은 이유는 보험회사 관점에서 데이터 부족, 사이버 공격의 진화, 잠재적인 추가손실, 사이버 리스크에 대한 협소한 시각 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사이버 리스크에 대한 인식 부족, 보장내용에 대한 낮은 이해도, 사이버 보험약관의 비표준화 등의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도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와 관련, 보험연구원 이선주 연구원은 "사이버 보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언더라이팅(심사) 세분화, 보험상품 재설계, 사이버 리스크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 표준약관 제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fnSurvey